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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Nov 22. 2018

누구나 탐험가가 되는 세상을 꿈꾸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Explorers Festival에서 만난 사람들

[Things we watch]에서는 Play Fund가 흥미롭게 본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영화, 다큐멘터리나 책일 수도 있고 공연일 수도 있고 재밌게 들었던 팟캐스트, 영상 클립일 수도 있습니다. 콘텐츠를 보고 나서 꼭꼭 씹어 소화하고 싶고 콘텐츠에 대해 대화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누구나 관심과 호기심이라는 탐험의 씨앗을 키울 수 있는 세상, 다양한 롤모델을 보면서 구체적인 꿈을 꿀 수 있는 세상, 모든 사람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저마다의 탐험을 시작하는, '누구나 탐험가'가 되는 세상, 그런 세상이 빨리 가까워졌으면 좋겠습니다."


'탐험가'(Explorer)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살면서 탐험가를 만날 기회, 혹은 탐험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순간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탐험가를 떠올리면 신념을 위해 인생을 걸고 머나먼 오지나 험난한 자연으로 떠나는 사람들, TV 프로그램에 나올법한 소수의 용기 있는 사람들이 떠오르는데요. 저와는 거리가 먼,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죠. 이번에 홍콩에서 열린 내셔널 지오그래픽 Explorers Festival을 통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탐험가들을 만났습니다. 과연 실제로 만나본 탐험가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홍콩에서 보고 듣고 만난 탐험가들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CEO, Tracy Wolstencroft의 환영사로 시작한 Festival


Explorers Festival에서 만난 탐험가들의 이야기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Explorer Festival은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과학자, 스토리텔러, 연구자, 환경보호 활동가(conservationist), 교육자들이 본인이 발견한 인사이트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솔루션을 공유하는 멋진 자리입니다. 이번에 최초로 아시아 페스티벌이 홍콩에서 열렸는데요. 20여 명의 아시안 탐험가가 무대에서 각자 3분의 발표 시간을 가졌습니다. 놀랍게도, 짧디 짧다고 느꼈던 3분에 본인이 탐험가가 된 이유부터 어떤 도전에 열정을 바치고 있는지 어떻게 세상을 바꾸려고 하루하루를 노력하는지 꼭꼭 담아낸 알찬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탐험가 한 명 한 명의 발표를 듣다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이 보였습니다.


본인이 뱀에 물려 죽을 고비를 넘기고 Snake bite에 관심가지기 시작한 RUCHIRA SOMAWEERA


탐험가로 이어지는 씨앗, 관심과 호기심


첫 번째 공통점은 탐험가가 된 이유가 개인적인 관심, 경험, 호기심에서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세상을 바꾸려는 큰 목표와 책임감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좋아하는 바다를 지켜내기 위해, 본인이 가르치는 아이들이 언어도 모르는 교과서로 공부하는 게 안타까워서, 혹은 본인이 사는 동네가 개발로 인해 파괴되는 것을 막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탐험가가 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내가 탐험가가 된다면 무엇을 탐험하고 싶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내가 가진 관심, 호기심이 탐험가로 이어지는 씨앗이라면 내가 어떤 씨앗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졌죠. 탐험가들을 직접 만나보니 아마추어 일상 탐험가(Everyday explorer)로서 앞으로 내가 가진 탐험의 씨앗을 심고 가꾸고 잘 키워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겼습니다.


나를 위한 탐험이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탐험


또 하나의 공통점은 탐험가들 모두가 탐구,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세상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탐험가 개개인이 발견한 "사실 기반의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저마다의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과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진"을 배워 커뮤니케이션하기 시작한 탐험가도 있었고, 지역 사람들이 잘 몰라서(Poor knowledge), 혹은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본인이 연구하는 동물을 해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면서 탐험과 함께 커뮤니티 교육을 병행하기 시작한 탐험가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이권 교수님께서 수원청개구리의 분포도와 서식지를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시민 과학을 활용한 <지구사랑 탐사대> 사례를 발표하셨는데요. 데이터 확보 보다도, 온 가족이 함께 1년간 생물종 탐사를 하면서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교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연구 자체의 목적보다 더 많은 시민 과학자들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셨죠.


<지구사랑탐사대>를 소개하고 있는 장이권 교수님


탐험가는 변화를 만드는 스토리텔러


마치 모두가 말을 맞춘 듯, 탐험가들이 그 짧은 3분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꼭 빼먹지 않았던 말이 바로 이런 말입니다. "나와 함께 세상을 바꾸는 파트너가 되어 주세요" "오늘부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무언가부터 시작하세요", "우리 모두는 일상 속에서 행동 하나하나, 선택 하나 하나로 자연과 지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만약 개인적인 호기심만을 위한 탐구라면 누군가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스토리텔링을 이렇게까지 강조할 수 있었을까요?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탐험가는 변화를 만드는 스토리텔러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Every explorer is Storyteller for Action


같은 맥락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탐험가의 분야에 생태학자, 고고학자, 생물학자 등 연구자뿐 아니라 사진작가, 저널리스트, 필름 메이커 등 스토리텔러나 교육자들도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연구자, 과학자와 같이 특정 직업만을 탐험가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영역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솔루션을 탐험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솔루션에 가까운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험가가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와 닿았습니다. 그런 탐험가들이야말로 다음 세대의 미래를 지켜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아닐까요?


다음 세대를 위한 다양한 "교육"을 강조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미래 탐험가를 만나는 탐험가


탐험가들의 발표뿐 아니라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도 회사의 역사, 비전, 철학,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발표를 했는데요. 가장 부러웠던 것 중 하나는 "Explorer classroom"입니다. (영상 링크)

내셔널 지오그래픽 교육 프로그램 중 가장 탐이 났던 "Explorer Classroom"


테마별로 전 세계에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탐험가들이 Live video로 교실의 아이들과 함께 과학, 자연 보호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질문도 주고 받는 프로그램입니다. 현재 북극에 있는 탐험가에게 토네이도 등 기후 변화 이야기를 들으며 지구 온난화를 배우고, 아르헨티나 펭귄 서식지에 있는 펭귄 연구자와 펭귄 종류에 대해 이야기하며, 남부 아프리카에서 치타를 연구하고 있는 생물학자와 치타 번식에 대해 배우는 수업이 열리고 있죠.


이 프로그램이 부러웠던 이유는 특정 과목에 대한 전문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이처럼 다양한 탐험가들을 접할 수 있다는 기회 때문이었습니다.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좋은 어른들을 만나 평소에 가져온 호기심을 각양각색의 꿈으로 키워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환경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런 환경을 직접 보고 나니, 아이들의 막연한 "과학자가 되어야지", "사진작가가 되어야지"의 꿈이 "잠비아에서 육식 동물을 연구하는 야생동물 생물학자가 되어야지", "바다 안의 모습을 세상에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바다 사진작가 (Oceanographer)가 되어야지"로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과 인프라가 필요할지,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실험은 무엇일지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Festival 참관 중에도 틈틈히 본인의 탐험을 알리고자 한국에서부터 가져오신 소중한 포스터들!

이번 Explorer Festival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탐험가들을 만나면서 나만의 일상 속 탐험을 작게라도 시작해보고 싶다는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멋진 탐험가의 모습을 꿈꿀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누구나 관심과 호기심이라는 탐험의 씨앗을 키울 수 있는 세상, 다양한 롤모델을 보면서 구체적인 꿈을 꿀 수 있는 세상, 모든 사람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저마다의 탐험을 시작하는, '누구나 탐험가'가 되는 세상, 그런 세상이 빨리 가까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Explorer Festival 참관기>가 담긴 뉴스레터 읽어보기

링크


<내셔널 지오그래픽 Explorer Festival 참관기>, 어떠셨나요?


이 뿐만 아니라 제인 구달과의 만남 이야기,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감상글,  서울숲 놀이터, 북서울 꿈의 숲,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1박 2일 캠프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지난 4년간 어린이를 위한 열린 공공 공간과 놀이 환경에 투자해 온 C Program이 엄선한 정보를 놓치지 마세요. 이번 주 목요일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구독을 원하신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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