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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건축가 Jul 09. 2019

"워크샵을 디자인하다"

[공간 만들기] EUS+건축, 세심한 의도가 바탕인 '참여설계'

[공간 만들기]에서는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이유에스플러스 건축이 아빠건축가로서 아이들의 생각을 건축가의 지혜로 해석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트윈세대의 잠재성과 다양함을 고려한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에스플러스 건축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우리는 국내 최초의 '트윈세대를 위한 도서관'을 설계하는 건축가로서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을 '이해'와 '공감'으로 짓고 있다고 지난 브런치 글에서 썼었습니다. (https://brunch.co.kr/@gradation/3) 그러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가 다음세대들과 함께하는 '디자인 워크샵 (Design Workshop, 디자인 워크숍)' 입니다. 최근에는 교육부에 의해서 '학교공간혁신'이라는 지향점이 발표되면서 '학생참여설계'를 기본 과정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하여 참여설계와 디자인 워크샵이라는 것이 혼용해서 쓰이고도 있는데, 두 용어 모두 '그 공간의 실제 사용자이자 주인공이 설계과정에 전문가와 함께 주도적으로 참여' 한다는 의미에서 쓰이므로 이 글에선 '디자인 워크샵'이라고 통일해서 쓰겠습니다. (주: 한국어 표기법에선 Workshop을 '워크숍'으로 하지만 본 발음에 더 근접한 '워크샵'으로 표기)

초등학교 2학년과의 워크샵과 선생님들과의 워크샵은 서로 닮은 점이 더 많다


학생참여 '디자인 워크샵'에 대한 어른들의 흔한 생각들 


언젠가 교육부의 학교공간혁신 추진단 자문회의에서 어느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느나라도 학생참여설계로 완벽한 학교공간이 만들어 진 사례는 없다." 사실 그 말이 맞습니다. 이 말씀은 학생 디자인 워크샵을 마치 만능의 솔루션처럼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린이 혹은 학교 공간 설계 프로젝트를 하며 종종 듣는 이런 말들처럼 말이지요.

"어린이들이 '직접' 디자인을 하니 역시 다르다!"
"학생들 공간은 '무조건' 학생들이 직접 설계하게 해야해!"
"우리 아이들이 이미 '다' 디자인을 했으니 건축가는 도면만 그려주세요."

심지어는 이런말도.

"학생들이 디자인 워크샵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냈으니 지적 재산권은 학교에 있는거 아녜요?"


이런 이야기들은 디자인 워크샵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거나 디자인 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이런 배경에는 지금까지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때 그들의 의견을 묻지않고 행정적 절차와 경제성만을 따져서 만들어왔기 때문인 것이 있기에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드는 사람들을 결정하는 과정또한 행정적 절차와 경제성으로 선정이 되어서 '정말로 의식을 갖고' 작업하는 건축가나 전문가들이 배제될 수 밖에 없었던 과거였기 때문입니다. 


원래 건축가의 설계를 하는 과정에는 사용자를 파악하는 것이 당연히 포함됩니다. 그 과정에서 대화, 인터뷰, 서면 질의, 체크리스트 활용 등의 일반적 방식 뿐 아니라 이미지 카드 활용, 단계별 스케치 활용 등 건축가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이 동원되며 그것의 확대가 워크샵이기도 합니다. 공간의 사용자가 한명, 혹은 한 가족 같이 작은 단위가 아니라 기업의 사무실, 학교, 마을 같은 단위로 커질때 좀더 전략적이고 단계적으로 사용자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게되고, 단순 파악을 넘어서 그 사용자들이 주체적인 구성원으로 아이디어를 모아 보는 것이 추후 공간을 실제 쓰게 될때 그들의 필요에 더 맞고 애착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당연한 과정이 배제된채 만들어졌던 어린이, 청소년, 학생들의 공간을 만들때에 지금부터라도 '디자인 워크샵'을 강조하는 것은 반갑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섬세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비 상식적인 만듬처럼 무책임한 형식적 과정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 섬세한 접근에는 역시 공간을 디자인 하는 건축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건축 (공간) 교육에 참여하는 건축가들이 늘고 있다. 필자가 지난 몇년간 기획, 진행했던 여러 기관의 건축 프로그램들 중 일부


'건축교육'과 '디자인 워크샵' 


한편 위에서 언급한, 행정적 절차와 경제성 만을 따진 일을 관습적으로 해온 건축가들은 의외로 이러한 구성원 참여 '디자인 워크샵'에 대해서 일반인들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얼마전 학교공간혁신사업을 이끌 '촉진자(퍼실리테이터)'를 선정하기 위한 지역 교육청에 심사위원으로 초대되어 갔는데 그곳에서 만난 지원자들 상당수는 지역 건축가들이었고 디자인 워크샵에 대한 기본 인식이 부재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 '아이들에게 지들이 원하는 걸 그려보게 하는 것', 심지어 '공청회'와 같은것이 아니냐 하는 인식을 갖고 계신 분도 있었습니다. 디자인 워크샵의 진정한 의미가 자리 잡을때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흐를것 같습니다. 


그러나 희망적이게도 국내에는 2000년대 초반부터 활발하게 전개되어온 '건축학교' 프로그램들에 참여 해온 건축가들이 여럿 있습니다. 지금은 각 지역 단체, 박물관, 미술관 등지에서도 어린이 건축프로그램, 청소년 건축프로그램, 조경 프로그램 등이 생겨나면서 다음세대들과 공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공간에 대한 생각을 발전시키고 함께 작업한다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이고 가치 있는 일인지를 알게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은 건축가들이 직접 대학이 아닌 곳에서 이런 건축교육에 참여하는 경우가 점점 없어지는데 반하여 우리나라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서 그만큼 전문가로서의 건축가가 사회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아져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축교육은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어떤 공간을 만들기 위한 목표의 '디자인 워크샵'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특정한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 할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단계별 공간 교육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비슷한 점도 많이 있습니다. 단편적인 생각을 '묻는'것이 아닌, 그 어린이들, 청소년들, 학생들과 소통을 하면서 여러방식으로 새로운 생각을 해볼 수 있게 유도를 하고 그것을 단계별로 표현을 하면서 스스로 느껴보고 놀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이러한 디자인 워크샵은 건축가들의 설계만큼이나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어린이 놀이터 참여디자인 필요한가'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US+건축은 얼마전 누원고등학교에서 4회에 걸친 공간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이 학교의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새로 기획하여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집을 설계하듯 '디자인 워크샵'을 설계하다


사실 디자인 워크샵은 이미 디자인 과정의 일부입니다. 아니, 진정한 참여설계를 위하여서는 디자인 워크샵은 디자인 과정의 일부이어야 합니다. 그 이야기는 상당히 '의도적'으로 기획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디자인 '컨셉'이 있듯이 워크샵도 '컨셉'이 있어야 하고, 그 컨셉을 잡기 위해서는 마치 건축을 디자인 할때 처럼 주변 문맥 (Context, 컨텍스트)를 분석해야하고 요구조건을 다각도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장소, 다른 연령, 다른 지역, 다른 목표, 다른 사람들에 같은 방식의 디자인 워크샵을 쓴다는 것은 그 장소에 하나밖에 없는 건축 설계를 하지않고 같은 설계를 반복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건축가가 디자인 한 집이 같은 것이 없듯, 디자인 워크샵도 그래야 합니다. 그러므로 상당히 기획에 공을 들여야 하고 진행에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아울러 디자인도 단계적으로 아이디어가 발전되듯이 디자인 워크샵도 그런 단계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유기적으로 변화의 가능성을 가집니다. 같은 개념으로 시작된 디자인도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아이디어가 더 낫게 발전할 수 있는 것 처럼 말이지요. 


+ "그래서 우리는 항상 '워크샵을 디자인 한다' 라는 표현을 씁니다. 매번 조금씩 다른 질문을 학생들에게 하고, 상황에 맞게 다른 조건을 주고 그림을 그려보게 하며 그것에 조건을 더하여 변형해 보게 하고,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발전시키며, 다른 크기와 다른 방식으로 이전에 가져보지 않았던 시각으로 새로운 상상을 하며 공간에 대한 주권의식과 애착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


전주도서관 트윈세대 전용공간 설계를 위한 디자인 워크샵 기획


사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앞에 디자인 워크샵의 여러 이야기를 길게 썼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최초의 트윈세대 전용공간인 전주도서관 트윈세대공간을 설계하면서는 어떤 '디자인 워크샵'을 했는가 하는. 이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로서 두가지 디자인 워크샵을 기획했는데, 하나는 도서관을 운영하실 사서분들과 함께하는 워크샵과 다른 하나는 직접 사용을 할 트윈세대와 함께하는 워크샵입니다. 두 워크샵은 각각 명칭을 따로 정했습니다. 사서분들과 함께 하는 워크샵은 'OO워크샵'(운영 워크샵), 트윈세대와 함께 하는 것은 'ㅁㅁ워크샵' (아래에 설명) 입니다. 

ㅁㅁ은 어른이 받치고 트윈세대들이 더하며 공간을 만들어 간다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oo워크샵의 기획과 진행


사서분들과의 워크샵은 기본적으로 건축가로서의 저희가 운영자의 의견을 '이해'하고 전문가로서의 지혜를 '공감'하기 위한 것입니다. 동시에 최초의 이러한 전용 공간을 사서 입장에서 계획을 해봄으로써 그 분들이 트윈 세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도 있습니다. 따라서 좀더 밀도가 있는 의견 제시, 스케치, 모형으로 구상하기의 방식들을 배치했습니다.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탕으로 의견을 내 보는 단계를 거쳐서 트윈 세대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자료를 디아이디어 그룹의 데이터로 요약 제공하였고, 그에따라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을 전개시켜보는 2단계 워크샵을 가졌었습니다. 


건축 비 전문가가 평면도만 놓고 생각할때는 그 크기를 짐작하기 어려우므로 공간의 모형을 조별로 준비를 해서 갔으며 모형을 만들어보며 구상하기위한 재료들은 한곳에 '재료정거장'이라고 모아놓고 필요한 것을 의논하여 가져가서 쓰도록 하였습니다. 이런 준비과정도 사서분들이 좀더 주체적으로 생각을 해보고 의견을 표현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들이었습니다. 

ㅇㅇ워크샵을 진행한 결과를 정리한 슬라이드들

이러한 사서분들과의 워크샵은 상당히 적극적이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만큼 이 분들이 앞으로 만들어질 공간에 대한 기대를 갖게되는 계기가 되었고 얼마나 많은 전문가들이 이 공간을 구성하는데 참여하고 있는지 얼마나 복합적인 과정인지 공감을 갖는 기회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건축가인 저희들은 사서의 역할을 상당히 친근하고 진취적으로 이해하고 계시다는 것도 알게되어 실제 설계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공간을 디자인 한다는 것은 그 공간에서 활동을 할 사람들이 어떤 마음이 들것인가를 상상하면서 짓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공간을 상상해 본다는 것, 그 안의 트윈세대들의 심정을 이해해 본다는 것! (사진: 917스튜디오)


새로운 방식의 워크샵 역사를 쓰다. 'ㅁㅁ 워크샵'


수 많은 워크샵을 해 온 가운데 이번 트윈 세대들과 함께한 워크샵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이미 이 친구들은 트윈 세대의 특징을 연구해온 디아이디어그룹과 서울에서 인사이트 투어와 1박2일간의 공간 개념 워크샵을 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건축가인 저희들이 계획한 공간 워크샵은 대상으로서의 트윈 세대가 아니라 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좀더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촛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세심하게 준비한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실제 공사 중인 현장에서 진행하는 워크샵 특성상 복장 규정이 있어야 했습니다. 저희가 의견을 냈더니 파트너인 '진저티프로젝트'의 강진향 팀장님이 세상에 하나뿐인 일러스트를 짠!


#0. 트윈공간 노트 


한달 전 이 친구들에게는 저희가 준비한 얇은 노트를 나눠주었습니다. 전주에서, 그들의 일상에서 공간에 관련된 생각과 느낌들을 적어 볼 수 있게 페이지마다 세밀한 질문을 적어놓았고 이들은 그곳에 그림과 글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적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모아서 찬찬히 읽어본 우리 건축가들은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트윈 공간 노트에 적어준 트윈 세대 친구들의 공간 생각들. 눌러 쓴 그 연필 끝까지 마음에 닿습니다. 
오래된 건물과 높은 책장, 책 냄새가 좋다. 책장 사이에 주저앉아 책을 읽고 있으면 나만의 비밀 공간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1. '공공' 마인드맵


도서관은 아무리 세대가 바뀌어도 사적인 공간이 아니고 공적인 공공공간입니다. 따라서 이 세대들이 '공공'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를 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는 앞으로 할 워크샵 활동 또한 단순한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닌 나와 타인을 위한 '공공적인 활동'이라는 마인드를 갖게 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이들의 공공에 대한 생각도 '새로운 개념'의 공공 공간일 도서관이 만들어지고 나면 조금은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2. 공간느끼기 / 공간에 질문하기 


공사중인 신축 도서관의 한 층에 들어서는 트윈 세대 전용 공간이라는 장점을 충분히 살려서 아무런 마감이 되어있지 않은 실제 공간에 앞으로의 이용자인 트윈 세대들이 찾아가서 어떤 느낌을 가질 수 있을지를 스스로 들여다볼 수 있게 했습니다. 천천히 공간을 거닐며 그 크기를 실제로 느끼고, 햇빛은 어디서 들어와 어떤 느낌을 주는지, 창 너머 도시에선 무엇이 보이는지, 그런 장면을 공간이 완성되었을때는 어떻게 다가 올것인지 등등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공간의 그 장소에 붙여보게 하였습니다. 그것이 다른 전문가가 하는 워크샵과 건축가가 하는 워크샵의 차이 중 하나겠지요. 

공간에 말을 걸기를 통해서 장소에 대한 애정이 더 생길 수 있습니다
실내 공간이어도 외부와 연관이 많음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진: 이소림)


#3. 공간만들기


보통의 디자인 워크샵이 스케치나 작은 모형을 주로 이용하는 것에 반해 이 경우는 실제 공간이 존재 했으므로 직접 그 장소를 '실제 사이즈'로 만들어 보기로 정했습니다. 트윈 세대 친구들이 공간의 영역을 나눠보고 그것을 테이프를 이용해서 바닥에 표시를 하게 했습니다. 물론 공간의 감이 아직은 없기 때문에 주변의 도와주는 어른들과 끊임없이이야기를 나누는 과정도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상상'의 단계이지요!

바닥에 테이프로 영역 표시를 하고 실제로 누워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얼른 감이 오질 않습니다. 당연하지요. 그래서 저희는 천을 가져갔습니다. (천은 공공 업사이클링 센터인 서울 새활용플라자 내 '소재은행'에서 협찬을 해주셨습니다) 이 공간을 만드는데 참여하는 어른들이 도와서 천으로 벽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안과 밖에서 트윈 세대 친구들이 공간감을 느껴보도록 계획했습니다. 

세워진 천 벽에는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숙대 공간디자인 스튜디오 학생들의 트윈세대 도서관 이미지 작업 한 것을 프로젝터로 비추려 했으나 현장의 전원 사정상 제대로 구현이...


#4. 창가의 가능성


실제 공간은 창이 비교적 많습니다. 그것도 바닥에서부터 천정까지 닿는 통창이 여러 폭으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그 특성을 반영하여 워크샵에서도 트윈 친구들이 그 창에서 안과 밖을 충분히 느껴보고 그 앞에서 생각나는 자세를 취해보도록 계획했습니다. 그 움직임이, 저희가 공간을 설계할때 창을 어떻게 다룰지 하나의 단서가 되리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여러 움직임들을 관찰 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917스튜디오)


트윈 세대와의 워크샵이 남긴것


공사중인 실제 공간에서의 워크샵은 모두에게 많은 의미를 남겼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건축가들에게도 그렇고요. 워크샵은 생물과 같아서 현장 상황에 따라서, 참여자들의 반응에 따라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그 방향도 계획된 여러 가능성들 중 하나여야만 하지요. 영화 '시네마천국'에서의 광장 장면과 같이 빈 공간과 넓게 펼쳐진 천위에 공간의 느낌을 나타내는 이미지들이 투사되었을때 조용히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은 아쉽게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많은 주체들과 어른들이 트윈 세대들을 현장에서 돕기 위해 함께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트윈 세대의 숫자보다 더 많은 어른들이 공간에 있었던 것은 아쉬웠습니다. 트윈 친구들이 천천히 공간을 시처럼 느껴보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어른들이 트윈 세대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도와주려 애쓰는 모습들은 감동이었습니다. 어쩌면 'ㅁㅁ'의 진정한 의미가 자연스럽게 상황으로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윈 세대 전용 도서관 공간이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세대간을 분리 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보이지 않는 도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모든 세대에게 기억에 남는 공간 워크샵 이었길 (사진: 917 스튜디오 주현동 작가)


다시 처음의 어느 교수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어느나라도 학생참여설계로 완벽한 학교공간이 만들어 진 사례는 없다." 


실은 어느 공간도 '완벽한' 곳은 없습니다. 사람이 만드는 공간이니까요. 그리고 공간은 '완벽함'을 목적으로 한다기 보다는 성격을 드러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 공간의 성격이 디자인 워크샵을 통해서 사용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상상해보고 생각을 발전시켜 보는 것, 그것은 단순한 과정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ㅁㅁ 워크샵의 영상은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영상 크레딧: C Program, 917 스튜디오)

https://youtu.be/qfnnHIzFaOI


*이유에스플러스건축 지정우 소장이 서민우 소장, 이소림 매니저를 대신하여 글을 썼습니다. 

I 이유에스플러스건축 홈페이지: www.eusarchitects.com  

I 이메일: eus@eusarchitects.com

I 이유에스플러스건축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eusarchitecture

I 놀이공간과 다음세대 공간 이야기: https://blog.naver.com/eusplus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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