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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익수 Nov 25. 2022

호세 마리아 신부의 생각

돈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에 인구가 3만명이 안되는 소도시인 몬드라곤시가 있다. 이 도시에서 태동하여 여기에 본부가 있는 몬드라곤 그룹은 2022년 기준 250개의 금융, 제조, 유통, 지식의 4개 부문의 기업집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약 8만명이 일하고 있다.

몬드라곤 그룹은 협동조합 복합체로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하였다. 이는 협동조합이 단순히 공업경제의 외곽에 있는 이상주의자의 유토피아적 구상에 머물지 않고, 그 범위를 훨씬 뛰어 넘어 자본주의 방식 경제의 대체수단으로 현실에서 구현이 가능하다는 강력한 사례이다.

이러한 몬드라곤 협동조합기업(MCC, Mondragon Cooperative Corporation)은 ‘돈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카톨릭 신부로 부터 시작되었다. 호세 마리아 신부는 개인의 구원에만 관심을 갖고 있던 대부분의 동료 신부들과는 달리 사회복음에 집중했다. 신부로서 그의 생각에는 인간의 존엄성(Dignity), 연대(Solidarity), 노동(Work), 교육(Education)이 있었다.

아리스멘디는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구원의 기본가치와 방법을 많은 글로 남겼다. 그는 오늘날 협동조합운동의 대표적인 준거의 하나인 ‘몬드라곤 10원칙’의 사상적 아버지이다.

이 책은 호세 마리아 신부가 쓴 글의 전집에서 호세 마리아 아수르멘디(Joxe Azurmendi)가 발췌한 문장과 성찰을 담은 원서인 ‘돈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Pensamientos(2013)’을 번역하였다.

역자가 이 책의 부제를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바이블’로 정한 것을 보면 원서에 대하여 거의 신앙적인 믿음을 가진 것 처럼 느껴진다.

2000년대 이후로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운동 과정에 협동조합운동을 주도하는 사람에게는 호세 마리아 신부는 영감의 원천이었고 정신적 지도자였다. 민중교회를 열어서 도시 노동자들의 빈곤의 사슬을 끊어 내려했던 기독교 계통의 사회운동가 중에는 그의 삶과 영성을 배우고 닮으려 했다.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을 근거로 불의한 권력과의 투쟁으로 노동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하려했던 이 책의 추천인은 아리스멘디를 알게 되면서 ‘협동과 연대의 신학’이라는 통찰을 얻었음을 고백하였다.

우리나라에서 80년대 이후로 민주화 운동이나 사회참여 노동운동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에게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성공은  자극을 주었다. 몬드라곤에서 배우려고 책을 구하여 읽고 토론하였고 빈민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그들은 자본가와 정치권으로 부터 노동권리와 제도적인 지원을 획득하기 위하여 투쟁하고 헌신했지만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업으로 의미있는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실패하였다.   정확하게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속에 살면서도 이념적으로는 받아들이지 안았기 때문에 기업활동의 결과로 성장한다는 논리가 부담스러 그렇기 때문에  수도 없었다.

몬드라곤 그룹은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세계각지에서 배우려는 모델인 것은 아니다. 몬드라곤은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에서 필수적인 자체적으로 강력한 금융자본을 초기부터 갖추었고 기술개발하여 출시한 제품이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선택받아 세계적인 규모의 매출을 일으킨 협동조합 기업으로 지속적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진정한 모델이 되었다.

이 책 말미에 있는 감수의 글에 적은 역자의 솔직한 글은 신뢰가 간다. 역자가 말한 성경의 잠언은 하나님 앞에서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옳바른 방법을 가르쳐 주는 지혜의 말들로 이루어진 책으로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이 썻다. 호세 마리아 신부의 생각에서 협동조합 이론의 핵심과 요점이라는 지식을 뽑아내려한 역자는 각자의 사회적 입장에서 신부의 생각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한 사상이어야 교조적인 이념의 수준을 벗어나 진리처럼 자유로운 사상이라 할수 있다.

「 첫 문장을 쓰면서 깨달았다. 돈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의 사상과 몬드라곤의 역사를 역어 산뜻한 글을 쓰려고 한 것 자체가 과욕일 뿐 아니라 아예 조준 틀렸음을…. 이 책은 일종의 잠언집이다. 본디 잠언이란 모든 사람이 제각각 해석할 수 있어야 나름의 역활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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