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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나카 나오키

by 전익수

예전에 잠깐 스쳐 지나간 영화의 한장면이었는지 기억은 가물합니다. 중절모를 쓴 70대의 흑인 남자 주인공이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면서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짧은 장면이었습니다. 불과 몇초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주인공의 걷는 자세가 어찌나 곧고 멋지던지! 그 장면은 지금도 선명히 기억에 납니다. 나도 노년이 되어도 그렇게 걸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그 장면을 보면서 마음을 다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인체의 장기중에는 한번 만들어 지면 더 이상 재생되지 못하고 평생동안 있는 것으로만 살아야 할 장기가 3가지 있습니다. 뇌, 심장, 그리고 근육입니다. 이 책은 인체에 약 400개 존재하는 근육과 이 근육으로 잘 걷는 것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람이 두발로 서서 계속 걷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복잡한 신체동작으로 전신 근육의 2/3가 추진력으로 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는 1만보 걷기의 주된 목적은 다이어트를 위한 칼로리의 소모입니다. 저자는 많이 걷는 것 보다는 바른 자세로 바르게 걷는 방법을 더욱 중요하게 강조합니다. 운동으로 다친 경우가 아닌 만성요통과 무릎통증, 어깨결림 등은 잘못된 걸음걸이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합니다. 이 책은 2백쪽이 채 안되는 쉬운 내용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습니다. 바른 걸음걸이의 정의, 이를 위하여 강화해야 할 근육, 중요한 근육을 강화하는 방법을 간단한 그림과 함께 설명합니다.

저자는 일본인 입니다. 국가대표 운동선수의 트레이너와 재활치료사로서 많은 선수와 일반인의 치료경험을 가지고 이 책을 썼습니다. 저자의 진단에 따르면 내가 지금의 걷는 법을 고치지 않으면 노년에 거의 구부정한 어께의 볼품없는 모습이 될꺼로 보입니다. 이러면 영화속에서 멋지게 걸었던 노년의 남자 주인공을 닮으려는 다짐은 희망으로 그칩니다.

나는 평소 운동을 조금은 하고 있지만 짧은 시간에 운동량을 채우려는 욕심에 걷기 보다는 달리기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칼로리 소모가 주목적이라면 달리기가 효율적이겠지만, 균형잡힌 바른 체형이 목적이라면 저자가 강조하는 바르게 걷기를 함께 실천해야 한다고 판단 됩니다.

이 책은 작년말 둘째 아들, 막내 딸과 함께 1박2일의 짧은 동해안 여행중에 들린 속초의 복합문화공간 설악산책에서 가볍게 눈에 띠어 고른 책입니다. 우연히 접한 이 책이 앞으로 나에게 엄청난 차이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몇가지 걷는 방법을 정리해서 항상 눈에 띄는데 두고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좋은 자세 훈련법]

1. 서 있을 때 좋은 자세란 '귀 뒤에서 어깨를 지나 복사뼈까지가 일직선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귀, 어께, 허리, 무릎, 발바닥 한복판까지를 나란히 일직선으로 만든다. '엉덩이 근육인 대둔근을 의식하고 항문을 세게 조이면서 서는 것' 이다. 어께가 아닌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대둔근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2. 바르게 걷기 위해서는 무릎을 굽히지 말고, 의식적으로 앞발은 발뒤꿈치부터 지면에 붙이고, (발바닥의 바깥쪽, 엄지발가락 아래의 불룩한 부분 순으로 체중을 이동시킨 다음) 뒷발의 엄지발가락 끝으로 지면을 차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렇게 하면 무릎은 저절로 펴진다.

3. '발끝으로 서기'를 수시로 자주 한다.

4. '뒤로 걷기' 트레이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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