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불안증 엄마의 현명한 소비
에펠탑 앞에서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주기. 센느 강변에서 가족들끼리 옹기종기 예쁘게 사진 찍기. 파리에 이런 이유 때문에 가는 사람도 있을까? 그런 사람이 있다. 바로 나다. 그런 사진을 갖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그곳에 가는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사진도 잘 찍고 오면 좋겠다. 솔직히 말하면 ‘사진도 잘 나오면 좋지’ 이 정도보다는 조금 더 욕심이 있다.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 찍히는 것도 좋아한다. 멋진 곳에서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으면 기분이 좋지 않아 그다음 행선지로 넘어갈 수가 없고,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멋진 사진을 건지면 갑자기 없던 기운도 솟아난다. 그런데 나의 남편은 이런 나와는 달리 사진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이라 같이 행복하기 힘들다.
사진에 대한 나의 기형적 욕망
남편과 사진을 예쁘게 남기는 문제로 근 10년 간 여러 차례 다툼을 겪었다. 연애할 때도 약간의 피곤함이 있었지만 웨딩촬영을 할 때는 그 다툼이 정점에 다다라 결혼이 무산될 뻔한 적도 있었다. 웨딩 스튜디오 촬영은 당시 내 생각에 결혼식 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그건 오글거려서 도저히 못 찍겠다는 사람이라 나는 야외스냅사진으로 가볍게 가자고 설득했다. 그런데 야외 촬영 날, 우리는 약속한 장소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여기에서 그 우여곡절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나는 웨딩 사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스튜디오 촬영을 해야겠다고 버텼고, 어이없어하던 남편은 이거 안 찍으면 결혼식 안 하겠다는 나의 초강수에 어쩔 수 없이 웃는 마네킹이 되어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나는 왜 이런 사람이 되었을까, 나는 왜 사진을 예쁘게 남기고 싶어 할까? 궁금해진다. 글을 쓰는 김에 한번 생각해 보자.
첫째, 시간을 투자한 것에 비해 만족감을 느끼는 시간이 길다. 한 순간에 찍힌 사진이지만 그 여운이 오래간다. 사진을 볼 때마다 만족스럽다.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을 메모해 두고 자주 읽는 것처럼 나는 잘 나온 사진을 두고두고 열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둘째,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나는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사는 사람이라 남들에게 비치는 모습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런데 멋진 사진을 건지면 여러 SNS에 잘 나온 사진을 올려 나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릴까, 인스타그램에 올릴까 사진과 함께 어떤 말을 쓸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셋째, 행복한 사람이 된다. 사진을 정답게 찍고 나면 사이가 정다워지고, 사진에서 화목한 모습을 연출하면 사이도 좀 더 화목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웃음 지을 일이 없다면 억지로 웃어보라는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보기 좋은 사진을 위해 연기하다 보면 정말 그런 사람이 되는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지게 되고 그렇게 행동하다 보면 나의 마음가짐이나 가치관이 변해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넷째, 좋았던 과거의 기분을 실감 나게 경험할 수 있다. ‘남는 것은 사진 밖에 없다.’라는 말이 100% 맞지는 않지만, 기억 속 장면을 내 머릿속에서 꺼내는 것보다 내 눈앞에 그때의 사진이 있으면 더 생생하게 좋았던 과거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뭐지, 사진이 좋은 이유가 너무 많잖아.
이런 나의 특성상 여행지에서는 평소보다 더 사진욕심이 커진다. 게다가 파리가 아닌가. 자주 올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외국이다. 말 그대로 이국적인 배경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커지는 법. 가기 전부터 짜증지수가 올라간다. 사진을 찍기도 전에 ‘그 멋진 광경을 내가 사진에 다 담을 수 없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마음이 조급해진다. 멋진 곳에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좌절해서 기분이 나빠지기까지 한다. ‘아, 이럴 바에는 거기 가지 말자’라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이쯤 되면 나의 정신 상태가 의심될 지경이다. 이런 나의 증세에 ‘사진 불안증’이라는 이름을 붙여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나를 40여 년간 지켜보면서 스스로를 조금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들과는 달리 사진에 심하게 집착하고 사진으로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나. 이런 나와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 과연 파리여행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그러다 사진 불안증을 미연에 방지할 방법을 찾았다. 일종의 보험 같은 것이라고 해야 할까. 미리 먹어두는 영양제 같은 것이라고 해야 할까. 그 해결책은 바로 사진을 현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다. 오, 이런 생각을 해내다니 대단해. 눈물이 날 것 같다. 팔짱을 끼고 내 어깨를 쓰다듬어 준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파리에서 연인들이 꽃다발을 손에 들고, 세미 웨딩식 정장과 드레스를 입고 찍은 사진을 본 기억이 났다. 이렇게 사진을 찍어주는 업체가 파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파리에 가지도 않았는데 흐뭇했다. ‘저렇게 사진 찍으면 좋겠다. 사진을 찍어주는 한국 사람들이 파리에 있다니 참 고맙다. <파리 스냅사진>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다니 진짜 똑똑하다.’ 내가 찍는 것도 아닌데 그런 사진들을 보면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나에게도 드디어 그 기회가 왔다. 우리 가족도 파리에 가지 않는가. 파리 스냅사진 업체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어야겠다. 그러면 나는 남편에게 사진 구도를 못 잡는다고 짜증 낼 필요도 없고, 여행 중에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고, 혹은 예쁜 사진을 못 건질까 봐 계속 신경질이 나 있지도 않을 것이다. 만세!
파리 스냅사진 예약으로 가는 길
곧바로 ‘파리 스냅사진’이라고 검색창에 적었다. 엔터! <마이 리얼 트립>이라는 국내외여행 예약 플랫폼에 유럽 스냅사진 업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격이 2만 원에서부터 10만 원 선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괜찮았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주는 업체도 있다고 하니 남편에게 같이 찍자 고해도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제 후기를 보면서 업체를 고를 차례였다. 아무래도 아이들과 함께 찍을 예정이니, 후기에 아이가 있는 사진이나 대가족을 찍어본 경험이 있는 업체를 찾았다. 그 결과 스마트폰으로 찍어주는 업체는 제외되었다. 스마트폰 스냅은 주로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었다. 친구가 옆에서 찍어주듯 자연스러운 사진을 원할 때 선택하는 것 같았다.
리뷰를 보고 가족사진을 많이 찍은 업체 몇 개를 찾았다. 시간과 인원수를 체크해서 가격을 비교해 보니 가장 저렴한 곳이 20만 원이었다. 다행히 시간은 30분 기준이었다. (남편은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30분만 찍는 거라고 하면 좋아할 것이다.) 일 인당 5만 원씩 4인이기 때문에 20만 원이었다. 나도 망설여졌다. 에펠탑 앞에서 사진 찍겠다고 20만 원을 낸다고? 20만 원이면 큰 딸의 한 달 피아노 학원비보다 비싸다. 갑자기 피아노학원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20만 원 정도의 지출을 생각해 보니 그쪽으로 연결되었다. 남편에게 거짓말을 할까? 10만 원이라고 하고 내 10만 원을 보탤까. 그래도 스냅사진을 찍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까지는 가지 않았다. 그래, 솔직하게 말하고 설득하자.
남편의 기분이 좋을 때, 30분 동안 빠르게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파리 스냅사진 업체가 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바로 “얼마인데?”라고 물어보는 남편,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가격이 조금 비싸. 아무래도 파리니까. 그리고 인원수 대로 돈을 받더라고.” “그래서 얼마야?” “많이 비싸서, 아무래도 안 되겠어. 아니야, 없던 일로 하자.” 궁금증 유발작전이다. “아니, 얼마인지 가격을 이야기해 봐. 그래야 나도 생각을 해보지.” “일단 사진을 보여줄게. 이 사진들 좀 봐 봐.” 나는 후기로 올라온 에펠탑을 배경으로 찍은 가족사진들을 얼른 보여주었다. “괜찮지 않아? 그런데 비싸서 안 될 것 같아. 이렇게 4인 가족이 찍으면 20만 원이래. 원래 인당 5만 원이라 커플끼리 찍으면 10만 원인데 우리 가족은 넷이니까.” 남편은 내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단칼에 거절은 못하고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스냅사진은 언제 찍는 것이 좋을까
나는 조용히 예약을 했다. 남편을 설득시키는 도중 내 돈을 들여서라도 스냅사진을 찍어야겠다는 마음이 굳어졌다. 그래! 찍자, 찍어. 언제 또 파리에 가겠어? 20만 원이 나의 파리 여행 내내 사진에 대한 짜증을 없애주는 비용이라고 생각하자. 한국 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 찍어도 그 정도는 든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가족사진을 찍은 것이 둘째 돌 사진이 마지막이었으니 찍을 때도 되었다.
결제를 하려면 날짜와 시간을 정해야 했다. 일주일 여행 중에 사진은 언제 찍는 것이 좋을까. 아이들이 시차적응을 힘들어 할 수 있으니 여행 초반은 피하고, 여행이 끝나갈 때쯤 파리 물을 흠뻑 먹은 채로 파리와 우리가 어색하지 않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파리를 떠나기 바로 전 날로 예약했다. 스냅사진 날짜까지 지정해서 비용을 결제하고 나니 남편에게 말하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 나는 사진을 꼭 찍고 싶어서 결제를 했다고 말했다. 취소도 되고 예약날짜도 바꿀 수 있다고 소심하게 덧붙였다. 남편은 웃으면서 20만 원을 계좌이체 해 주었다. 남편 경력 10년 차의 노련함이 엿보였다.
촬영 시간은 오후 2시 30분으로 정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여유 있게 이동하여 사진을 찍으려면 그 시간이 좋을 것 같았다. 약속 장소는 에펠탑 옆 비르하켐(Pont de BirHakeim) 다리 가운데였다. 소매치기가 많으니 소지품은 간소하게 가지고 오라는 부탁과 함께 예약 전날 업체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에펠탑 근처는 파리에서도 몽마르트르 언덕만큼이나 소매치기가 많기도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사진을 찍으려고 핸드폰을 꺼내는 것도 두려웠고, 잘 찍으려고 사진에 집중하다가 소매치기를 당할 것은 뻔한 일이었다. 게다가 정신없는 아이들 둘을 데리고 움직여야 하니 나처럼 사진을 중요시 여기는 엄마에게 스냅사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정당화는 계속된다.
이렇게 한가한 포토 스팟이라니
비르하켐 다리는 나도 처음 가보는 다리였다. 센느 강에는 파리 시내 구간에만 37개의 다리가 있단다. 비르하켐 다리는 영화 <인셉션> 촬영지로 유명하고 2층 구조의 다리이다. 1층은 사람들과 차가 다닐 수 있고, 2층엔 지하철 6호선이 지나간다. 지하철이 다니는 철로를 받치고 있는 것은 철기둥인데 구불구불한 곡선형 기둥과 장식이 있어 고풍스럽다. 철기둥 색깔도 녹색과 회색이 섞여있어 센느 강의 색깔과 잘 어우러진다. 아름다운 철기둥 사이엔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있다. 자전거 도로가 중앙선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2층 구조가 있는 다리라고 해서 거대한 크기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짧고 아담했다.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도 적었다. 에펠탑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서 에펠탑의 전체 모습이 잘 보였다. 차도 많이 지나다니지 않아 도로 쪽으로 나가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역시 스냅촬영 예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한가한 에펠탑이 보이는 장소라니. 나는 파리에 여러 번 여행을 왔고, 심지어 6개월을 파리에 살았는데도 이곳의 존재를 몰랐다.
가족 여러분의 협조를 구합니다
업체에서는 작가분 두 분이 오셨다. 만나자마자 한 작가님은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에게 “오늘 사진을 찍어줄 아저씨들이야. 재미있게 찍어보자.”라고 하이파이브를 했다. 손과 손이 맞닿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나서 까불거리기 시작했다. 조짐이 좋지 않았다. 사진을 망칠 것 같았다. 너무 장난을 치다가 이상한 표정을 지을 것이 눈앞에 그려졌다. 그나마 만나자마자 조금 어색할 때, 이때! 많이 찍어야 하는데 속으로 나는 조급했다. ‘그만 말 걸어주시고 제발 얼른 찍어주세요.’라고 작가님께 텔레파시를 보냈다. 아빠를 바라보는 엄마와 두 아이들 컨셉, 또는 다리의 움푹 들어간 곳에서 넷이 웃으면서 찍기, 걸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찍기 등 전형적인 스냅사진 포즈를 취하며 찰칵찰칵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이니 빠르게 찍어야 했기에 아이들이 기괴한 표정을 짓는 상황까지 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비르하켐 다리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가서 센느 강변에서도 사진을 찍었다. 거기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유모차를 맡아주시던 다른 작가님도 유모차를 가까운 쪽에 세워두고 본격적으로 두 대의 카메라로 우리 가족을 담기 시작했다. 그중 한 작가님은 5살 남자아이의 아빠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의 마음을 점점 더 잘 읽어주셨다. 첫째에게는 쌍잠자리를 잡아주셨고, 아이들은 신이 나서 심하게 웃고 장난을 쳤다. 아.... 급기야 둘째를 웃기려고 작가님은 “아이들은 웃어봐~하면 웃지 않고요. 이렇게 하면 웃어요. 똥!” 둘째는 까르르 웃다가 뒤로 넘어질 뻔했다. 안 그래도 한국말하는 어른을 오랜만에 봐서 좋은데 자기를 웃겨주니 진심 행복했던 것 같다. 그러다 작가님이 똥이라고 외칠 때마다 둘째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코를 움켜쥐기 시작했다. 그날 촬영한 절반 이상의 사진에서 둘째는 코에 손을 대고 있다. 나중엔 똥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둘째는 작가님이 카메라만 들이대면 코에 손을 대고 냄새가 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결국 그것이 우리 가족의 시그니쳐 포즈가 되었다. 다 같이 코에 손을 대고 사진도 찍어보았다. 이렇게 승화시켜 주시는 작가님의 센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활짝 웃는 것이 정말 어려운 과제인 남편. 그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래도 이제 결혼 10년 차라 이러저러한 상황에서 미소 지으며 사진 찍어야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전보다는 잘 웃게 되었다. 그러나 파리 스냅에서는 조금 고난도 과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아빠 손 잡고요, 입술에 뽀뽀하세요.” 나는 프로답게 뽀뽀를 하려고 했으나 남편의 한마디 “아, 뽀뽀는 안 해본지가 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얼마나 당황했으면 이렇게 솔직하게 남 앞에서 저런 이야기를... 이 김에 뽀뽀하고 정답게 지내면 되지. 으흠. 역시 사진은 좋은 가치로 우리를 이끈다. 우리는 스냅촬영 덕분에 뽀뽀한 지 얼마 안 된 부부가 되었다. 하하하!
지금 내 카카오톡 프로필은 남편과 내가 손을 꼭 잡고 센느 강변에 앉아 웃는 신혼부부와 같은 모습이고, 휴대폰 배경화면은 에펠탑이 보이는 다리 위에서 가족끼리 웃고 있는 모습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현명한 소비였다. 이런 뿌듯한 기분은 오랜만이다. 나는 내가 뿌듯함을 느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파악하고 나에게 알맞게 대우했기에 가질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나를 아는 것은 이래서 중요하다. 그저 돈을 쓴다고 기쁘지는 않다. 제대로 썼으니까 기쁜 것이다. 생각해 보니 스냅촬영의 방해꾼 역할을 했던 남편과 협조가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아이들의 존재가 결과적으로 뿌듯함의 정도를 더 커지게 한 것 같기도 하다. 원래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지 않은가. 이 자리를 빌려 협조해 준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난 앞으로도 더 자주 뿌듯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