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지드 - 지상의 양식
앙드레 지드는 묻는다.
“파도의 거품으로 얼룩진 너의 배는 어느 바다를 항해하려는가?”
이 질문 앞에서 나는 잠시 멈춰 선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나를 잃지 않으려고
나는 늘 안전한 항구 근처를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출항하지 않는 배처럼, 흔들리지 않는 대신
어디에도 닿지 않는 삶이었다.
지드는 자신의 청춘을 어두웠다고 회상한다.
땅의 소금도, 바다의 소금도 맛보지 못한 삶이었다고.
그리고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내가 땅의 소금인 줄 알았다.
그리하여 나의 맛을 잃을까 두려워했다.”
이 문장이 유독 아프게 남는다.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느라
삶이라는 거친 바다에 자신을 내던지기를 주저한다.
본연의 색이 바랠까 봐,
가치가 손상될까 봐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
하지만 지드는 단언한다.
“바다의 소금은 그의 맛을 잃지 않는다.”
진짜 소금은
파도에 씻기고, 거칠게 깎여도
자기 맛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짙어진다.
“나의 영혼이 갈망할 때 왜 나는 바닷바람을 마음껏 들이마시지 않았던가.”
지드의 이 탄식은
뒤늦은 후회인 동시에
지금의 우리에게 건네는 경고처럼 들린다.
나를 지키려는 고집이
오히려 나를 늙게 만들고,
삶의 진짜 맛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는 깨달음.
이제 나는
내가 가진 ‘맛’을 잃을까 두려워하기보다
바다의 소금처럼 변하지 않을 단단함을 믿어보려 한다.
파도의 거품으로 얼룩지는 것을 겁내지 않는 항해,
비록 곤두박질치고 멀미를 할지언정
온몸으로 짠 바닷바람을 들이마시는 삶.
그것이 지드가 후회 끝에 우리에게 남긴
**‘지상의 양식’**이 아닐까.
입술이 마르기 전에,
나는 오늘 내 앞에 들이치는 파도를 향해
기꺼이 입을 벌려
그 짠맛을 받아들여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