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사온도 옛말이다.
아침마다 현관문을 여는 일이 망설여지고,
춥기만 한 이번 겨울이 유난히 길다.
이럴 땐 자연스레 저장 음식이 필요해진다.
바깥은 차고, 몸은 쉽게 지치고,
매 끼니를 새로 시작할 힘이 줄어드는 계절이니까.
오늘은 한바탕 요리를 했다.
신명 나게, 부엌에 온기를 들이는 쪽으로.
요즘 맛이 좋은 시금치 한 단을 무치고,
아이와 마주 앉아 메추리알을 깠다.
소고기와 함께 불을 낮추고
겨울에 어울리는 속도로 뭉근히 끓였다.
양지 고기가 좋으니, 국물도 자연히 깊어졌다.
고구마는 김이 가시기 전에 으깨
버터와 크림치즈를 넣어 촉촉함을 더했다.
몇 해 전 만들어 두었던 밤조림을 잘게 잘라 넣으니
달큰한 식감이 중간중간 살아난다.
차가운 계절엔 이런 묵직한 단맛이 필요하다.
닭다리살에 밑간을 하고
계란물을 입힌 뒤
밀가루와 감자전분을 묻혀
기름에 천천히 튀겼다.
기름은 최대한 아끼고,
한 번 꺼냈다가
3분쯤 식힌 뒤
새 기름에 한 번 더.
가라아게는 그렇게 완성된다.
가라아게, 고구마 샐러드, 그리고 맥주.
바깥의 추위를 잠시 잊게 만드는
이 겨울의 정수를
한 접시에 올린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