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자에서의 결혼 — 알베르 카뮈, 《결혼•여름》
부드러운 바람 속에서,
한쪽 뺨만을 덥혀주는 햇빛을 받으며 서서
우리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과
주름살 하나 없는 바다를,
그리고 바다의 빛나는 치열이 짓는 미소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 알베르 카뮈, 《티파자에서의 결혼》
카뮈의 바다는 한없이 투명하고, 뜨겁고, 생명으로 가득하다.
그는 바다에서 사유보다 땀과 숨결로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그에게 바다는 생각보다, 몸이 먼저다.
그르니에가 고요 속에서 ‘공허의 충만함’을
보았다면,
카뮈는 찬란한 빛 속에서 ‘존재의 기쁨’을 배운다.
바다는 그에게 “왜 사는가?”가 아니라
“지금 이 삶을 사랑하고 있는가?”라고 묻는다.
그에게 바다는 그저 단순하다.
태양, 돌, 바람, 파도 —
그 단순함 속에 삶의 진실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그는 알고 있었다.
영광이란 거리낌 없이 사랑할 권리다.
— 알베르 카뮈, 《티파자에서의 결혼》
이 한줄에 내 마음도 뜨겁다.
누군가에게 증명하기 위한 사랑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사랑할 권리.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태양 아래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영광 아닐까.
바다 앞에 서면 그 단순함이 좋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이뤄야 하는지는
잠시 멀어지고
살아 있는 이 순간에 집중한다.
바람의 냄새, 파도의 리듬, 빛의 반짝임.
그 안에서 들려오는 심박의 소리.
삶은 결국, 사랑할 수 있을 때 가장 완전하다.
그 사랑이 누구를 향하든,
혹은 아무것도 향하지 않더라도.
그건 나 자신과 세계가 다시 이어지는 찰나의
일치다.
오늘의 바다는 말한다.
“그대가 숨 쉬고 있다면, 이미 충분히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