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와 함께 만든 그림책입니다.”
도토리가 웃고 있네요.
가을이 와서 좋은가 봐요.
빨간 단풍잎이 길가에 잔뜩 깔려 있어요.
도토리는 낙엽 위를 데굴데굴 굴러보고 싶어요.
데굴데굴~
너무 재밌어요!
도토리가 신나게 굴러요.
오! 점점 빨라져요~
바람도 같이 웃고 있는 것 같아요.
굴러가다 다람쥐를 만났어요.
다람쥐도 도토리와 함께 낙엽 위를 굴러요.
저기 느릿느릿 달팽이가 지나가요.
도토리는 빠르게 지나가며 인사해요.
“안녕~ 달팽이야! 갈게!”
[오늘의 마음]
아이의 이야기 속에는
꼭 함께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빠르게 굴러도 좋고,
느리게 기어가도 괜찮아요.
도토리는 데굴데굴,
달팽이는 느릿느릿.
같이 놀지 않아도 괜찮아요.
달팽이는 그냥 달팽이,
도토리는 그냥 도토리.
서로 다른 길 위에서
같은 계절을 지나가요.
저는 아이에게 물었어요.
“도토리가 달팽이를 기다릴까?”
아이는 단호하게 말했어요.
“아니.”
“달팽이는 느려서 심심하지 않을까?”
그때도 아이는 고개를 저었어요.
그러더니 이렇게 덧붙였어요.
“달팽이는 발이 없어서 느려.
집이 동글동글, 아이스크림처럼 생겼잖아.
그걸 끌고 가야 해서 그래.”
그래서 달팽이는 심심하지 않대요.
아이의 말에 문득 깨달았어요.
달팽이보다 도토리가 더 재밌을 거라는
내 기준을 타인에게도 씌우고 있었구나.
오늘의 마음은,
달팽이도, 도토리도 다 각자 이 가을을
즐기고 있다는 존중.
가을의 바람처럼,
각자의 길 위에서 데굴데굴,
그저 즐겁게 굴러가면 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