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끝에서 다시 나로
이 글은 <하나개>에서 언급했던
복직 후 ‘불안’이라는 감정의 씨앗을 찾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임신기에 적어두었던 일기장을 다시 펼쳐본 건,
지금의 내가 느끼는 막연한 답답함이
어쩌면 오래전부터 나를 따라온 감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직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글을 써 내려가며 알게 되었다.
어렵게 얻은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의 환희와 감격이,
내 안의 어떤 감정들을 가리고 있었다는 것을.
기쁨 뒤에 숨은 두려움,
몰입 뒤에 미뤄진 감정들,
그리고 ‘일’과 ‘자리’에 대한 불안들.
아이를 얻은 기쁨이 너무 커서
나는 한동안 나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몰입의 시간이 지나가자
그 자리엔 다시 ‘나’가 남았다.
돌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던 나.
임신과 출산은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린 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나 자신을 다시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아이를 향했던 몰입이 끝나고 나니
이제는 ‘내 삶’의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는 사실이
또렷이 보였다.
복직 후 마주한 불안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 감정은 임신기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내 안에서 조용히 움츠리고 있었던 감정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 글을 쓴 의미는 충분했다.
나는 이제 나에게 다시 몰입하려 한다.
내가 웃어야
서하가 웃는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이 몰입은
어쩌면 자연스럽게 다음 여정으로 이어졌다.
아이를 위해서도,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나를 더 이해하고 싶어서’ 시작된 여정.
그게 바로
마흔, 워킹맘의 대학원 도전기의 시작이었다.
부디 다음 이야기도
함께 걸어가 주시길.
<기다림의 끝에서 너를 만났다>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다음 여정으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