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삶과 작은 삶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들으면, 취미와 관련된 것들이 떠오른다. 독서, 운동, 뜨개질,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같은 거 말이다. 그런데 가끔 이런 대답을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 딱히 없는 것 같아.”
예전에는 이런 대답을 들으면 ‘어떻게 좋아는 게 없을 수가 있지?’라며 의아해했다. 하지만 그들을 깊게 들여다보면, 그들이 좋아하는 건 대부분 너무나도 사소한 것들이었다. 나는 그 점이 신기하고 부러웠다. 큰 삶만을 동경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작은 삶을 소중히 사람이 부러운 것이다.
픽사 스튜디오 장편 영화 <소울>에서는, 꿈과 목적 있는 삶만이 의미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아주 사소한 걸 좋아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 엄마도 “나는 좋아하는 게 없어”라고 말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식사할 때만큼은 행복해 보인다.
또, 엄마는 식물을 좋아해서 일주일마다 꽃을 사 온다. 나는 엄마가 꽃을 사 오면 이번에는 어떤 꽃을 사 왔는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본다. 작은 삶을 조금씩 사랑해 보는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트에 ‘사소하지만 좋아하는 것들 100가지’를 적어보았다. 여기서 포인트는 ‘사소하지만’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1. 가족들과 웃는 시간들
2. 귀여운 걸 보고 만지는 것
3. 뜨거운 아메리카노+치즈빵 먹기
4. 집중해서 책 읽기
5. 성공한 내 모습 상상하기
초콜릿을 꺼내 먹듯 하나씩 리스트를 실천해 보면 어떨까.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나요?”라고 물으면 “가족들과 웃는 시간을 좋아합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게. 사소해서 사랑스러운 나만의 행복을 말이다.
작은 삶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사소한 걸 사랑하고 싶다. 사소한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나의 일상을 사랑할 수 있게.
행복한 인생에 집착하지 말고 행복한 순간에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