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계를 파괴하려 합니다. 저의 불우한 환경 때문은 아닙니다. 그것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은 분명하지만 제가 목적하는 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인간에게 질린 것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죠. 왜 그들은 항상 잘못된 길로 가려는 걸까요? 제가 아무리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 해도, 그들은 제 말을 듣기는커녕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항상 잘못을 저질렀어요.
저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니냐고요? 아,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뭔가 할 것이 남아있다는 얘기니까요. 하지만 제가 어떠한 방법을 사용해도 그들의 행태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나아지는 듯하다가도, 제 기대가 무색하게 항상 원점으로 되돌아가 버렸죠. 저는 정말로 지쳐버렸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인간종을 멸절해 버리고 마음 편하게 살려고 합니다.
AI가 내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프로그램을 처방했다. 까닥 잘못하면 세계가 멸망한다니. AI-정신과 의사도 정말 못 할 짓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