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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PD Aug 22. 2021

빅 테크 기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알고리즘을 이해하면 미래가 보인다

2000년 초반, 닷컴 열풍이 한창이던 시절,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버블 붕괴가 발생한다. 튤립 버블이나 미시시피 버블 때와 다르지 않다. 우화 집 레밍 딜레마에서 보여 주듯, 대다수의 친구들이 달려간다고, 대세라 판단하면 위험하다. 10년 이상이 흐른 후, 빅 테크 기업들이 시총 순위 10위권을 휩쓴다. '왜'라는 질문에 집중했던 이들도 있었다.


빅 테크 기업의 사업 모델은 어렵지는 않지만, 익숙함으로부터의 이별이라는 마음먹기가 요구된다. 재화를 제공하여 판매 수익을 창출하는 단편적인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빅 테크 기업들은 전자 메일, 검색, SNS 등의 무료 서비스룰 사용자에게 제공하며 사업을 시작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사용자가 모이면 광고, 쇼핑 등으로 수익을 발생시킨다. 더 많은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광고 쇼핑을 통한 수익을 콘텐츠 개발, 물류, 배송 서비스, 소비자 편의 제공 등을 위해 다시 한번 투자한다.


간혹 만나게 되는 친구의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크는 것 같다. 늘 곁에 있는 내 자녀는 언제 크냐는 고민을 하게 한다. 과정은 지난하다. 장사와 구별되는 사업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빅 테크 기업의 성장은 언제 풀릴지 모르는 교통 체증으로 다가온다. 해돋이를 기다리는 그 순간,  빅 테크 기업에는 빅 데이터가 쌓여 있다. 아직도 태양은 지평선 너머에 있을 뿐이다.


인공 지능 분야 박사 과정 진학을 위해 노 교수님을 찾아간다. 30년이 넘는 학술지를 보여주시면서, 세월의 흐름 속에 화석이 되어가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물으신다. 무어의 법칙은 하드웨어의 연산 속도 향상과, 메모리의 가격의 하락을 가져온다. 인공지능 분야에 티핑 포인트가 나타난다. 딥러닝이 출현한다. 인간의 논리력과, 데이터 분석력, 통찰력에 의지해서 구현되던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방식을 학습이라고 부른다)


컴퓨터가 일반화된 후 다수의 업체들도 돈을 벌면서 데이터를 축적한다. 목적지가 분명한 출발과 그렇지 않은 출발은 도착지점이 달라진다. 체계적으로 확보한 데이터는 미래의 원유다. 이를 가공 처리하는 공정은 소프트웨어가 담당한다. 다양한 제품을 쏟아낸다. 이를 기반으로 제고 관리, 공정 관리, 품질 관리는 물론이고, 물류 시스템의 최적화, 알고리즘 기반의 추천 서비스, 맞춤 의료 서비스 등 그 확장 범위는 인류의 삶 전체가 된다. 비용의 최적화는 물론, 서비스의 만족도 향상은 빅 테크 기업으로의 쏠림으로 이어진다. 개개인의 집사가 된 빅 테크 기업의 소프트웨어는 여타 기업들이 소비자를 만나기 위한 필수 관문이 된다.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


빅 테크 기업의 대표 주자인 애플의 서비스 분야는 전체 매출의 27%다. 카카오는 2020년부터 자회사 IPO를 본격화한다. 테슬라는 얼마 전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의 구독 서비스를 론칭한다. 과수원의 나무들의 첫 열매는 상품화되지 않는다고 한다. 때론 폐기하기도 한다. 더 큰 나무가 되어 더 상품성 있는 열매를 맺기를 기다린다. 모든 나무가 원하는 열매를 맺지는 못한다. 급한 마음에 무료 메일 서비스를 유료화하기도 한다. 기다림을 멈춘다면 미래를 함께 할 수 없다. 레밍 딜레마의 함정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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