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소영 Oct 24. 2021

실패작에 올리는 헌정

cervical 을 이야기 하기 전에


프리퀄의 재미는 이야기의 기원을 알아가고, 후속 이야기와의 연관성을 찾아 전체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있다.



이번 편은 척추뼈 시리즈의 프리퀄이라 볼 수 있다. 척추 시리즈에서 세계관을 찾는 건 다소 무리이고, 이번 편에 '기원'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도 머쓱하지만 아무튼 시작은 cervical 이었다는 말이다.



(원래 안 중요한 거에 무게 싣고 진지해지는 거 좋아한다.)



그 시작은 이 그림이었다.








[그림 1]




제대로 그려진 그림은 아니고 완성도 아니지만


이 그림의 부족함을 채우려다 척추뼈까지 그리게 되었다.


그 사연은 아래와 같다.




(fade in)




일단 그림에 나오는 뼈는


skull / cervical 1 / cervical 2이다. 시점은 사람 머리 뒤통수를 바라봤다고 생각하면 된다.














회색빛이 skull


핑크가 c1


초록이 c2이다.



skull은 두개골, 쉬운 말로 머리뼈이고,


cervical 1,2 는 그 머리를 받치는 목뼈이다.














그림1 에서 표현하려는 근육은


skull 과 cervical 1,2에 붙는 근육으로 목과 머리를 잇는 근육들 중 일부이다.



근육 리스트는 (muscle은 m.으로 약칭)


rectus capitis posterior minor m.


rectus capitis posterior major m.


obliquus capitis superior m.


obliquus capitis inferior m.


이다.




근육명 설명을 하자면


rectus는 stright를 의미를 가진 라틴어 rectus 에서 왔다.


참고로 배에 王자를 만드는 근육 이름 역시 rectus abdominis이다. abdominis는 복부를 의미.


rectus abdominis 는 아래처럼 생겨서 rectus라고 이름 붙여진 듯하다.






타블렛 두고 와서 마우스로 그렸다..

가운데 작은 원은 배꼽이다.



아무튼 rectus abdominis 는 저렇게 찍찍 곧게 생겨서 rectus라고 이름 붙여진 것 같다.


그리고 capitis는 라틴어로 'of the head' 라는 뜻이다. 아시다시피 capital, cap, captain 등과 어원을 공유한다.



그리고 obliquus는 사선을 의미하는 oblique를 뜻한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obliquus m.들은 좀 더 기울기가 있다. 측면에서 보면 그 사선이 더 심하게 기울어져 있어 왜 obliquus인지 이해가 더 잘 된다.



아래 이미지는 입체적인 설명을 위해 구체적인 묘사는 생략했다.


보라색 계통(자주색과 보라)이 oblique들이다.


rectus capitis posterior major m.은 뒤에 투과되는 근육이 있어 반투명하게 했다.








다시,


rectus capitis posterior minor


rectus capitis posterior major


obliquus capitis superior


obliquus capitis inferior


로 돌아오면,



다들 머리에 닿는 근육들이니 capitis 붙어주고,


작은 애와 큰 애가 있으니 minor, major.


rectusobliquus들 보다는 직선에 가까우니 rectus.



(그런데 사실 rectus라는 말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obliquus m.들 보다 더 rectus 해보이긴 하지만.)



그리고 obliquus 근육들은 사선이고, 머리에 붙고,


위에 붙은 놈, 아래에 붙은 놈 따로 있으니 superior / inferior 로 나뉜다.





머리뼈(skull)와 목을 잇는 뒤통수의 깊은 근육을 묘사하려다보니


cervical의 뼈들의 형태와 비율도 은근 중요해져버렸다.(정확하게는 C1과 C2).


사실 이것만 중요하겠냐.


근육들이 어느 뼈에 어디에 닿는지도 중요해서


근육 간 깊이감도 중요한데, '내가 그린' 위의 [그림1] 역시 그 깊이감이 잘 표현되지 못했다.



가령 아래의 3D로 만든 걸로 보면 obliquus capitis m.들이 C1의 옆(transverse process)에 붙는데, 이 깊이감은 C1과 C2 뒤에 붙는 rectus capitis m. 들과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posterior view에서 이 깊이감을 잘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깊이감을 표현하자면 너무 명암이 많이 들어가서 좀 그림이 부담스럽달까.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내가 그린 그림1은 부족함이 참 많다. 명암 외에도 깊이감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있으니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렇게 부족하다는 이유로 c1과 c2를 그려서 정확히 뼈의 형태를 파악하기 시작했고, cervical 외에 thoracic, lumbar, sacrum 까지 그리게 되었다..




이번 게시물은 영상으로 치면 쿠키 영상급의 무게감으로 가볍게 만드려고 했는데


3D 모델까지 만드는(비록 대충 만들었다 하더라도) 지경에 이르렀다.



뭐 하나 간단하게 하려고해도 쉽지 않다.


마침표 찍어 정색하고 말하건데 참 쉽지가 않다.


비록 실패작에 대한 기록이지만 잘 기억해두었다가 다른 실패를 만들진 말아야겠다.



(fade ou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