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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 Oct 24. 2020

말이 안 통한다고. 난 더 안 통해.

코로나 19 집콕 시대는 고통이다.

말이 안 통한다는 말에 상처를 받아서 마음을 닫아버리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더 힘들어진다. 최근에 온라인 수업을 듣는 자녀와 부모 간의 신경전으로 모두 다 분노 유발자가 돼간다. “온라인 수업 안 듣고 왜 딴짓하니” ,“휴대폰 하면서 집중이 되니 전화 압수하겠다.”, “공부를 하는 거니, 엄마가 테스트한다" 잔소리가 많아졌다.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학교를 격주로 가다 보니 온라인 학교에 적응이 안 된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의 바깥활동도 제한하는 상황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부모님과 자녀가 상처 주는 말을 더 자주 하게 된다. 결국 자녀는 부모님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자녀들은 툭하면 ‘헐, 말이 안 통해’,‘왜 그렇게 말하세요’ 그러고선 입을 닫아 버린다. 이렇게 말하고는 자녀는 부모님과 얼굴을 대면하면 숨이 막혀온다고 한다. 부모도 24시간 자녀를 통제해야 되는 입장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다. 이렇듯 코로나로 인해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못하게 되면서 불쾌지수가 올라간다. 학교 다니는 자녀들도 학교에서 즐길 수 있는 친구들과의 생활이 없어져서 답답하다. 같은 반 학생이 누구인지 모르고 2020년이 지나가고 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서 사회성도 더 키워지는데 그런 절차도 없다. 친구들과 단절되어 버린 학교생활은 심각하게 무력감으로 온다. 하루 종일 누워서 핸드폰을 보는 아이들을 보는 부모도 지쳐간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19와 우울감 blue 합쳐진 신조어이다. 바이러스 방지하기 위해서 사회적으로 ’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행동반경이 제한되어 있다. 2020년 4월 14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바로 면접 알바 콜이 성인남녀 390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 최근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는가? ‘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이상(54.7%)이 ’ 경험했다 ‘고 답했다. 내부 결과로는 ’ 그렇다 ‘40.7%, ’매우 그렇다 ‘ 14.0% 고 답했다. 우울 감을 느끼는 이유 1위는 ’ 고립', '외출 자제로 인한 답답함', '지루함‘(22.9%)을 선택했다.     


 집콕 시대 일상생활로 인해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격리 생활이 장기화될수록 충분한 휴식과 영양 있는 식사가 중요하다. 주변을 돌아보고 잠시 생활에 ‘쉼’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면 주변에서 듣기 싫은 말로 상처를 준 다해도 동요하지 않는다. 서로 변화를 추구하는 삶으로 노력하다 보면 은연중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물론 있다. “본래부터 좋거나 나쁜 일은 없다.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셰익스피어가 말했다. 코로나 집콕 시대가 길어질수록 서로 상처 주는 일이 빈번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로 인해 불경기가 지속될수록 부부 사이의 관계도 더 멀어진다. 서로 심한 말을 하면서 상처를 주는 일이 빈번해진다.    

 

아내: ‘당신 요즘에 집안일을 아예 신경도 안 쓰네, 생활비도 안 주면서 집안일도 안 도와주네'.

남편: ‘나도 바쁘고 쉬는 날은 쉬고 싶어, 내가 생활비 안 주고 싶어서 안주냐, 회사가 어려워서 사업이 안되니까 못 주고 있잖아. 내 마음은 편한 줄 알아.

부인: ‘크게 바라지도 않고 생활비 벌어다 달라는 게 그렇게 힘들어'. 

남편: ‘그럼 너는 얼마 버는데, 네가 생활비 벌어, 왜 나한테만 그러는데'.

부인: ‘xx욕 나오네. 제대로 해 준 것도 없으면서 어디서 큰 소린데'.(문 쾅 닫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옛말은 현실에서는 아닌 경우가 많다. 예전에야 외벌이로 남자만 경제 활동을 했기 때문에 부인들이 참고서 넘어갔다. 요즘은 같이 경제활동을 하기 때문에 싸움이 나면 서로 양보하지 않는다. 똑 같이 경제활동으로 힘든데 여자가 퇴근하고 집안일을 한다는 건 불공평하다는 사회 인식이 생겼다. 이러다 보니 부부간에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현저하게 줄었다. 현대 사회에는 ‘쇼윈도 부부’가 많고 ‘섹스리스’ 부부도 많다. 서로 강요 안 하고 터치 안 하는 세대가 이렇게 부부 사이의 삶도 바꾼다.

   

 서로 대화를 안 하고 사는 부부도 많아졌고, 일도 집에서 하는 사람이 많다. 싸움을 하게 되면 회복이 그만큼 힘들어진다. 최근에 부부 사이에서 무관심한 아내 때문에 남편들은 더 밖에 있는 시간이 많다. 아내가 남편에게 관심도 없고 집에 오면 말도 안 섞는다는 남편들이 있다. 차라리 잔소리하면 반가운 것이고 무시하는 아내는 차라리 서로 노력하면 고쳐진다고 한다. 하지만 무시하는 아내보다 더 남편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무관심이다.  

   

 임춘성 작가의 <거리두기>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이 세상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들, 이 세상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사실 우리가 ’ 우리‘라 부르는 사람들입니다'. 요즘 신조어 중에 ’ 손절‘이라는 단어가 있다. 손절이란 주식시장과 비트코인 시장에서 유래된 말이다. 손해를 끊어버리는 매매라는 뜻으로 줄여서 손절매라고 한다. 이 용어를 요즘 대학생들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크게 유행하는 말이다. “나 친구랑 손절했어". “자꾸 힘들게 하면 나 너랑 손절할 거야”라고 한다. 친구와의 관계를 단절한다는 의미이다. ’ 절교‘랑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다.    


 10대 아이들의 친구 간의 대화를 보면 놀라움에 연속이다. 상처가 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그런 말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받는다. 어른들은 그런 말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 자꾸 요새 말하는 ‘꼰대 본능’이 꿈틀댄다. 요즘 세대는 모두 귀하게 자라서 배려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만의 세계에서 쓰는 언어인지 도통 이해가 안 되는 어른들이 많다. 대화에서 참견을 하게 되면 뜨거운 눈총을 감수해야 된다. 남들에게 100% 배려하고 맞춰서 살라고는 강요 안 하지만 그래도 말 한마디라도 좋은 말로 했으면 한다.     


친구: ‘야, 너 인성 쓰레기네, 우산을 너만 써서 나 바지까지 다 젖었어?.

친구 1: ‘나도 젖었어, 그리고 네가 우산 안 가지고 와서 빌려 쓰면서 어디서 지적 질이야'.

친구: ‘그래, 내가 우산 안 가지고 왔지만 같이 쓰면 배려를 해야지, 네가 세탁비 물어내'.

친구 1: ‘어차피 너 빨래 세탁기가 하는데 어디서 “삥질”이야'.

친구: ‘와, 여봐라, 개인성이네'.

친구 2: ‘어휴, 둘 다 똑같네. 난 젖어도 신경 안 쓰는데. 니들은 왜 그따위냐'.

친구: ‘너 닥쳐라. 내가 옷이 다 젖었다고'.    


 서로 막말을 하면서 하하 호호 웃는 것을 보면 상처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친구의 말을 받지만 속으로 그 말을 들었을 때 상처가 되는 아이가 있을 꺼라 생각된다. 표현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 요즘 젊은 세대가 때론 부럽다. 그런데 왜 그토록 정신과 치료를 받는 아이가 많은 걸까? 상처를 주고 상처를 서로 받는 언어를 쓰는 것이 더 마음이 아픈 것은 아닐까. 다행스러운 것은 요즘 젊은 세대는 상처를 받아서 마음이 아프면 상담센터를 찾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불편하게 쉬쉬 감추는 것은 어른들의 행동이다. 젊은 친구들은 우울 감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한다. 요즘은 만날 수가 없다 보니 SNS로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 19로 인해 유행하는 말이 있다. “확 찐자” 말 그대로 살이 확 쪄 버리는 경우다. 상처가 되는 아픔을 참으면 무기력 해져서 잠만 자게 된다거나, 폭식을 하게 된다. 그러면 몸도 마음도 더 깊은 아픔을 겪는다. 상처를 받은 마음을 드러내면서 표현하면 훨씬 마음이 좋아진다. 본인이 아픈 부분을 용기 있게 먼저 드러내면 상처를 준 상대가 조심한다. 상대에게 솔직하게 ‘나에게 왜 그렇게 말하지’,‘당신의 말 한마디로 나는 하루 종일 생각나서 힘들어’라고 하자. 이렇게 말하면 본인의 상처가 치유되는 효과를 본다. 상처를 ‘꽁꽁’ 싸매고 있다가 ‘끙끙’ 마음을 아파하며 마음을 닫아버리지 말자. 상대도 당신의 솔직한 고백으로 당신을 한번 더 생각하고 조심하게 된다.     

 코로나 19 집콕 시대는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은 현실이다. 하지만 서로 덜 힘들게 이겨내려면 말 한마디를 해도 서로 조심하자. 상처가 되는 말을 해야 될 것 같으면 차라리 말을 안 하는 방법도 좋다. 서로 말이 안 통한다고. 말하면서 속을 아프게 하면 상대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  나도 너랑 말이 더 안 통해 라고 한다. 모두가 현 상황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많아지고 있다. 서로 말이 안 통하다고 느끼면 차라리 이럴 때는 SNS로 대화를 해보자. SNS로 대화하다 보면 말로 대화할 때보다 더 조심하게 된다. 문자로 대화를 하면 눈에 말투가 보이게 되므로 새로고침을 해서 언어를 순화하는 기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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