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사랑은 떠나는 것도 쉽다.
2년여를 짝사랑하는 동네에서 즐겁게 일했다.
주변에 들쑥날쑥하게 솟아있는 건물들
공장지대였던 동네 건물은 옛 모습을 유지하며
예쁘게 새 옷을 입고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시킨다.
짝사랑은 사람 하고만 하라는 법은 없다.
난 오래된 건물들이 내면을 예쁘게 만드는
그런 모습을 보면 설렌다.
건물의 빨간색 벽돌을 그대로 두고
높이도 몇십 년 전의 그 높이를 유지하고
내면을 단단하고 야무지게 바꾸는 그런 건물들
높게 건축한 건물들은 이상하게 질린다.
나는 그렇다.
깨끗하고 주변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눈으로 10분 이상 보고 있으면
피 곤타.
하지만 오래된 건물의 높이는 높아봐야 3층이다
눈으로 보면 빨강 벽돌 때문인지
아니면 높이 때문인지
볼 수록 편안하다.
짝사랑하던 동네는 바로
레트로의 천국
성수동이다.
난 동네가 좋아서 4시간 걸리는 출퇴근을 2년째 했다.
이제 짝사랑 동네를 떠나야 된다.
성수동은 떠나도 자주 방문하고 싶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면서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
사람도 이와 같이 과거의 경험과
미래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오래된 건물과 같은 사람이 질리지 않는다.
제자리에서 몇십 년을 묵묵히 있어 준 건물처럼
그런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