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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기누나 Sep 03. 2021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목전에 동생의 죽음과 삶을 기록했던 누나의 일기를 시작합니다.

4~5년 만에 브런치에 다시 돌아온 것이 새삼스럽습니다. 

그동안 제 인생에 너무 큰 일들이 많이 생겼답니다. 


가장 큰 일로는 동생이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백혈병으로 투병을 하다가 하늘로 먼저 갔습니다. 

그리고 뱃속에 있던 아기도, 지도 교수님도 하늘로 먼저 갔습니다. 짧은 시간 사이 제 인생에서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야 했고, 결국 먼저 보내게 되었습니다. 

탄생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인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저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었습니다. 


동생이 혈액암이었기 때문에 매일 혈액수치를 재야 했습니다. 그에게 투병, 저에겐 간병의 기간 동안 매일 수치를 기록하면서 일상을 짧게 기록을 해왔습니다. 동생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옆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던 누나인 저의 간병일기, 죽음에 다다른 제 동생의 병상 기록과 투병일기, 동생에게 보내는 친구들의 편지를 담아 책을 만들어서 벌써 2년간 혈액암 환자에게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동생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여 출판했고, 매년 기부를 할 만큼 지금은 여러모로 안정이 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제 제가 기록했던 간병 일기를 브런치에 똑같이 하루하루 공개하고자 합니다. 안정된 일상에 잠겨 동생을 잊지 않도록요. 전능의 해결사인 망각에서 벗어나 보려고요. 


목전에 동생의 죽음과 삶을 기록했던 누나의 일기를 시작합니다. 

그럼 매일 만나요. 


뭔가를 건져 올릴 수 있다면

기억에 허우적대면 어떤가

2018.5.29 김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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