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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기누나 Feb 23. 2017

#02 국제개발협력이라는게 있구나

기차에서 내려서 그들을 본 것도 아니다. 

다만, 지나온 기찻길을 따라 서있는 판자집과 군데 군데 서있던 사람들을 보았다. 그리고 내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며, 매끼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도시락을 창문으로 던져 버리는 인도 청년을 만났다.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웠던게다. 그 모든게. 

그곳에선 배낭 여행자였던 나만 빼고 그게 당연했던거다. 

애초에 이걸 알았더라면 13여년을 의미없이 소모하진 않았어도 되었을거 같다. 


하지만 당시 21살이었던 나는 무슨 큰 일이라도 난거처럼 저 사람들을 저런 더럽고 위험한 곳에서 빼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더 좋은 삶을 살게 해줘야 할텐데. 전전긍긍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슬리핑 카를 타기 전 캘커타와 오릿싸주 여행, 이후에 다닌 뉴델리나 아흐메다바드같은 곳에서 본 어린이 거지들, 신생아를 앉고 구걸하는 어린이 거지들까지 겹쳤다. 


이 후, 나는 내가 보았던 더럽고 위험한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더 좋은 곳에서 더 좋은 삶을 살게 만들어 줘야겠다는 비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국제개발협력'이라는 이름으로 하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20대 초반에 이런 비전을 가질 수 있었다는게 불행인지 행운인지는 모르겠다.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 공부도하고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일찍이 이런 분야를 싫기도 하고 좋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신기한 한가지는 인도 여행에서 그 모습을 보고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일행 중 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가여운 마음과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진 친구들이 있었으나 나처럼 어떤 면에서는 순수하게 '국제개발협력'에 부딫혀 본 사람은 없었다. 아무튼 그 여행에서부터 나의 비전 형성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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