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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기누나 Jun 09. 2017

목욕탕 이야기

6/7/2017

오늘은 새로운 사람을 사귀었다. 

우리 목욕탕에 붙어있는 네일샵의 주인이다. 


사실 얼굴은 낯익었는데, 서로 인사를 한다거나 말을 나눈 적이 없기 때문에 데면한 관계였다. 비슷하게 생머리 언니도 얼굴은 익숙하지만 대화를 한 적이 없다. 난 목욕탕에서 관찰자이지만, 내심 이런 관계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그 네일샵 언니가 먼저 말을 걸었던 것이다. 


주제는 나의 바디 브러쉬였다. 아마 전체 목욕탕에서 나만 갖고 다니는거 같은데, 그걸 본 모양이다. 본인도 올리브영에서 목욕할 때 쓰는 브러쉬를 샀는데 빗자루처럼 아팠다고 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쓰냐고 내걸 만져보면서 물었다. 


나는 말하는데 에너지를 소비하는걸 싫어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하지 않는데, 이번 말걸음은 내심 기뻤나보다. 바디 브러쉬는 불려쓰는 거고, 이 제품은 어떻게 검색해서 인터넷으로 샀다고 얘기해주었다. 쓰다보면 정말 편하다, 손이 닿지 않는 등도 씻을 수 있다. 하는 등의 수다를 떨었다. 


이 목욕탕에서 새롭게 인사하는 '젊은' 사람이 생겨서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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