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4일
초등학생 시절, 광복절만 되면 학교에서 이런 저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태극기 그리기라든가 광복절 백일장 대회를 열곤 했죠. 천안독립기념관 견학도 빠질 수 없는 행사였습니다.
문제는 딱 그때까지였던 것 같아요. 중고등학생 때는 주말이든 공휴일이든 구분이 있나요. 쉬거나 공부하거나 둘 중 하나였죠.
직장인이 되어서도 ‘광복절’이라는 말보다 ‘국가공휴일’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국가공휴일이 국가가 지정하여 공평하게 누구나 다 쉬는 날이라는 뜻이잖아요. 일하느라 지친 직장인에게 공휴일은 보너스와 같은 꿀 같은 휴식이죠.
그런데 이번 8월 15일 광복절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단순히 광복 80주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 그 이상의 의미가 있죠. ‘빛을 되찾은 날’이라는 ‘광복절(光復節)’의 뜻처럼 주권을 되찾고, 그 주권은 바로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국민 스스로 보여준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8.15 광복절 경축사를 기억하시나요? 공산주의와 전체주의 세력들이 민주, 진보운동가로 위장하여 조작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한다고 말했죠. 그들을 반국가세력이라고 칭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짜뉴스로 국민을 편 가르는 사이비 지식인들이 있으며, 그들을 반자유세력, 반통일세력이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일본은 공동 이익의 파트너라고 추켜세우기도 했었죠.
이런 경축사를 광복 80주년에 또 듣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정말 끔찍하지 않나요? 극우 유튜버에 빠져서 국민을 선동하고, 민주주의 시스템을 붕괴하고,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자들을 처단하려고 했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자 총기를 휴대한 무장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고, 이를 국민들이 몸소 막았던 장면을 실시간 라이브로 보고 있을 때, 심장의 두근거림과 몸의 떨림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주권을 가진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던 그 자는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내란에 가담했던 자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그리고 내란 우두머리의 머리 위에서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불었던 그 자는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만약, 계엄이 선포되었을 때, 이재명 당대표가 라이브 방송을 켜지 않았더라면, 국회의원이 국회로 모이기 그 이전에 계엄군이 국회를 장악했더라면, 노상원 수첩에 적힌 수거 대상들이 실제로 체포되었더라면, 내란 우두머리를 제대로 심판하지 못했더라면, 이 외에도 무수한 가정들이 현실세계에서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해보다면 상상만으로도 정말 끔찍합니다.
싸이의 ‘예술이야’ 가사를 보면 이런 부분이 나오죠. “예술이야 예술이야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예술이야” 진정 이런 날이 오다니요. 계엄군이 쳐들어왔던 국회의사당에서 함께 춤추고 노래 부르는 날이 올 줄이야. 색색의 응원봉을 흔들며 “탄핵”을 외쳤던 광화문 광장에서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이 열리는 날이 올 줄이야. 정말 예술이네요.
2025년 8월 15일 광복절은 잃어버릴 뻔한 민주주의를 다시금 지켜낸 국민의 승리 선언이자, 역사에 새겨질 또 하나의 광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주인으로서 그리고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이날을 기억하고 이어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