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랭크로 코어 운동하면서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더 많고 직관적입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떠올려보면 출근 때문이라는 이유 말고는 특별히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이유를 떠올려보면 출근하기 싫으니까, 피곤하니까, 귀찮으니까, 숙취가 안 풀렸으니까, 몸이 아픈 것 같으니까, 날씨가 추우니까,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등 다양한 이유가 떠오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수많은 방해요인으로부터 이겨내고 오늘도 회사로 향합니다.
당장 내 생계와 직결한 출근도 이토록 힘겹게 이겨내는데, 다른 목표는 오죽할까요? 다이어트하기, 자기계발하기, 야식 먹지 않기, 감사일기 쓰기, 책 읽기, 기부하기, 자격증 취득하기 등 다양한 목표를 세우지만, 이 역시 실천을 가로막는 방해요인들이 존재합니다. 머릿속 천사와 악마들이 시작 앞에서 주저하는 우리를 괴롭히죠.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하겠노라 다짐하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저는 주로 새벽 6시에 일어나 헬스장으로 향합니다. 그때쯤 일어나 헬스장으로 출발해야 1시간 조금 넘게 운동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씻고 밥 먹고 9시까지 출근할 수 있습니다. 혹여 알람소리를 못 듣고 늦잠을 잔 날이면, 그날 헬스는 실패입니다. 퇴근 후에 가도 되지만, 그때 가면 헬스장에 사람도 너무 많고, 무엇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동한다는 게 쉽지 않고,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보십시오.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더 많고 직관적이죠.
그래도 헬스 하러 가지 못한 게 아쉬워 퇴근 후 집에서 가볍게 하는 운동이 바로 플랭크(Plank)입니다.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스쿼트, 런지 등 여러 맨몸운동이 있긴 하지만, 플랭크만큼 좋은 운동도 없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으면서, 운동효과도 탁월하죠.
플랭크는 코어(Core) 근육을 강화하는데 탁월한 운동입니다. 코어 근육이라고 하면 단순히 배에 선명한 왕(王)자 복근을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코어 근육은 복부를 포함해 허리, 골반, 엉덩이, 척추 주변의 모든 근육을 칭합니다. 무언가를 들거나 당기는 것도 아니고, 격렬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자세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코어 근육을 단련할 수 있으니 얼마나 효율적입니까.
그렇게 단련한 코어 근육은 몸의 중심부를 안정화하여, 하중을 지탱하거나 몸의 균형을 잡거나 안전하게 자세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헬스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플랭크로 강화한 코어 근육 덕분에 헬스장에 가서도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 프레스 등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Core”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사과 같은 과일의 속[심]’을 뜻하기도 하고, ‘사물의 중심부’를 뜻하기도 하고, ‘태양 중심의 핵’을 뜻하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태양 중심의 ‘핵’과 사과 같은 과일의 ‘속[심]’의 뜻이 합쳐진 듯한 ‘핵심’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코어 근육이라고 하면 몸의 중심부 근육을 뜻하기도 하지만, 우리 몸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근육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삶의 중심을 지탱해 줄 강력한 원칙과 신념이 필요합니다. 코어 근육이 몸의 중심을 안정화하듯, 원칙과 신념으로 대표되는 내면의 핵심이 방해요인으로부터 흔들리는 나를 바로 잡아줍니다. 나아가 이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견뎌내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키워줍니다. 코어 근육을 단련하듯, 우리 삶에서도 핵심이 중요합니다. 몇 분간 자세를 유지하면서 인내심, 집중력, 꾸준함의 덕목을 배우게 됩니다. 플랭크는 간단한 운동이지만, 우리 삶에서 흔들리지 않는 핵심의 가치를 깨닫게 해줍니다.
플랭크를 하며
오늘도 딴생각을 합니다.
참고로 캐나다에 사는 도나잔 와일드는 플랭크 자세로 4시간 30분 11초를 유지하여 여성 플랭크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웠다. 참고로 그의 나이 올해로 58세다. 참고로 남성 플랭크 기네스 세계 기록은 9시간 38분 47초다. 대단하다. 나는 1분도 힘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