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1일
아침에 눈을 뜨니 창문 넘어 빗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온종일 비가 온다던 지난밤 뉴스가 떠올랐습니다. 이런 날에는 파전을 부쳐 먹으며 집에서 푹 쉬는 게 딱이죠.
하지만 볼일이 있어 밖을 나섰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는데 동네에 5일장이 열렸더라고요. 천막 위로는 비가 쏟아지는데, 그 밑에서 대파, 당근, 수박, 참외, 오징어젓, 어묵 등을 파는 어르신들이 계셨습니다.
새벽에도 비가 내렸을 텐데 천막은 어떻게 치셨는지, 물건들은 어떻게 옮기셨는지, 젖은 옷은 계속 입고 있으신 건지, 비가 너무 와서 손님도 없을 텐데 물건은 얼마나 파셨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여유롭게 집안에서 파전이나 부쳐 먹을 생각을 하게 되는 날씨인데, 누군가는 하루 생계를 위해 비를 맞으며 일하고 계십니다. 우비 하나에 의지한 채, 비에 젖은 손으로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삶을 지탱해온 살아있는 숨결을 느낍니다. 장마철에 열린 5일장은 하염없이 내리는 비 아래에서 묵묵히 하루를 살아내는 분들의 공간이었습니다.
뉴스를 보니 장마로 인한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했더라고요. 부디 더 이상의 피해 없이 모두의 안전이 지켜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