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약을 끊은 친구가 다시 웃기까지

2025년 7월 10일

by 바쁜남자

오랜만에 대학 친구를 만났습니다. 2년 넘게 공황장애로 고생했던 친구에요. 긴 시간 동안 매일매일 공황장애 약을 먹었던 것이죠. 최근에 그 친구가 약을 끊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약 끊은 걸 축하하기 위하여, 지난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하여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공황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한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누구나 다 힘든 일이 있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죠. 어쩔 때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심장이 뛰기도 하고, 머리가 지끈지끈해서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혹시 그런 증상이 나한테 있는데, 그래서 내가 공황장애인데, 혹시 그런 걸 혼자 참고 이겨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내가 공황장애라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그럴 리는 없는지를 물어봤습니다.


친구의 답변은 단호했습니다. 그럴 수 없다는 게 친구의 답변이었죠. 차원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참을 수 없다는 겁니다. 죽음의 문턱이 떠오른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인즉, 제가 그동안 경험했던 그 이상의 고통을 그 친구는 겪었다는 것이겠죠. 제가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날 저녁, 친구의 웃음 속에는 말로 다하지 못한 시간들이 스며있었을 겁니다. 약을 끊었다는 한마디 뒤에는 수많은 밤과 싸우고, 끝내 스스로를 붙잡아낸 용기가 있었겠죠. 그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내고, 몇 주 전부터 약을 끊은 그 친구가 참 자랑스럽고 대단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친구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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