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1일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야!”라는 말은 전 그다지 신뢰하지 않아요. 그렇게 주장하는 편도 아니고요. 경우에 따라, 상황에 따라,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선택 앞에서 좀 왔다 갔다 하는 편인데요. 어떤 선택 앞에서는 단호합니다. 고민 없이 바로 선택하죠. 그 선택에 후회도 없습니다. 반면, 어떤 선택 앞에서는 갈팡질팡도 이런 갈팡질팡이 없어요. 오늘 노브랜드에서 만난 무선 미니 블렌더 앞에서 그랬죠.
최근에 식습관을 좀 개선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토마토, 당근, 요거트 같은 걸 갈아서 먹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부모님 집에서 가져온 블렌더가 있는데, 정작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어요. 박스에 담겨있던 블렌더를 꺼내 깨끗하게 씻어뒀습니다.
그런데 용량이 좀 크더라고요. 마침 장기출장을 앞두고 있는데, 이걸 출장지까지 가져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더라고요. 크기가 좀 큰 편이기도 하고, 출장지까지 가서 아침마다 뭘 갈아 먹는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그런 고민을 하던 찰나에 노브랜드에서 무선 미니 블렌더를 보게 된 겁니다. ‘우와~’ 제가 가지고 있는 사이즈의 1/3 정도 되는 크기더라고요. 심지어 콘센트도 필요 없어요. 무선 블렌더니까요. C타입 충전케이블로 충전만 해두면 끝입니다. 이 정도면 출장지에 가서 잘 써먹겠다 싶었죠.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쓸 만한가? 힘이 약해서 당근은 못 가는 거 아냐? 그리고 당근 갈아서 먹으려면 감자칼이랑 식도랑 도마도 챙겨가야 할 거 아냐. 그나저나 입구가 좀 작은 것 같은데. 이거 씻으려면 막대기 수세미도 사야 할 것 같은데. 건강 챙기려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겠는데. 그냥 갈아먹지 말고 오트밀 같은 거나 먹을까? 오트밀 같은 거 먹으려면 전자레인지 있어야 할 텐데. 숙소에 전자레인지가 있으려나? 출장 가봤자 한 달 정도 일 텐데, 이렇게 까지 돈을 쓰는 게 맞나? 그냥 집에 있는 블렌더 가져갈까? 어차피 차로 이동하는데 좀 커도 상관없잖아. 그냥 두유에 콘푸라이트나 먹을까?’
정신없죠? 노브랜드 무선 미니 블렌더 앞에서 주저앉아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안 샀어요. 저도 참 어지간하죠. 혹시 쓰시는 분 있으시면, 후기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