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길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가 한 말이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는 반가웠다.
그동안 소식을 들려주면서 수다를 떨었다.
친구는 한 가지 일을 오래 못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일을 자주 바꾸고 있다고 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다양한 것들을 배우는 것들을 자랑했다.
직업을 구하고 싶을 때 바로 구할 수 있는 친구의 능력이 대단했다.
친구는 경제 활동을 해야 먹고사는 것은 아니어서 용돈 벌이로 일을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 아등바등 살지 말라고 한다.
아등바등 살아도 자기 몸만 망가지면 후회만 된다고 조언도 해준다.
자신도 일에 스트레스받을 때는 일을 쉬다가 일을 하고 싶을 때 일 한다고 한다.
그것이 자신이 일을 하는 방법이라고...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면서 친절하게(?) 얘기해줬다.
그리고 돈을 너무 아끼면서 구질구질하게 살 필요가 있냐고...
하~~
'나도 너처럼 살고 싶다.'라고 생각하면서 친구의 말에 고개만 끄덕끄덕했다.
솔직히 나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친구가 부러웠다.
'너와 나는 상황이 달라'라고 얘기해봐도 친구는 나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친구의 눈에는 싱글맘인 내가 아둥바둥거리고 짠돌이 삶처럼 보일 것이니까.
한참 자기 관리와 자신이 용돈 버는 것을 자랑하던 친구가 갑자기 묻는다.
"너는 아직도 예전에 하던 일 하니?"
"응."
"오래 하네?"
"응. 할 줄 아는 일이 이것밖에 없네."
"근데, 너 돈 쉽게 버는구나?"
"엥?? 뭐라고?"
"너 프리랜서라며."
"그렇지, 프리랜서와 돈 쉽게 버는 것이 무슨 상관이니?"
"프리랜서는 하고 싶으면 하고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하면 되잖나? 시간도 네 마음대로 정하고?"
'프리랜서를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 했다.
프리랜서의 사전적 뜻은 일정한 소속이 없이 자유 계약으로 일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렇게 프리랜서는 자유롭다.
왜냐하면 소속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소속이 없기 때문에 불안하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는 프리랜서로 살면서 한 번도 편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학생, 학부모와 한 약속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
약속을 못 지킬 시에는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
나는 학교, 도서관 강사 활동을 20년 가깝게 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취소 한 적이 없다.
프리랜서는 겉으로 보면 자유가 많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자유를 제한하는 요소들은 많다.
신용뿐 아니라 학생, 학부모들에게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실력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프리랜서는 경쟁사회를 실감하며 살아간다.
항상 평가로 계약이 성사되니까.
"네 머릿속에 있는 것을 가르쳐 주는 데 뭐가 힘드니?"
라고 말하는 지인도 있었다.
내가 수업을 위해서 공부하고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서 연구하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생활을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나는 구속되지 않은 프리랜서.
머릿속에 든 것을 가르쳐 주는 독서논술강사였던 것이다.
자유가 주어진 만큼 자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을 그들이 알까?
알았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쉽게 돈 버는 직업이나 일은 없다.
다른 사람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스스로 꺼내게 하는 것은 더 어렵다.
아마,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제일 힘들고 다른 사람의 일은 나의 일보다 덜 힘들 거라는 것.
그런데 세상을 살아갈수록 깨달은 것이 있다.
나의 일이 제일 힘든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의 일보다 견딜만하다는 것을.
그래서 내가지금까지 버텼으니까...
친구야,
돈 쉽게 버는 사람 없다.
돈 벌기 위해 전부 힘들게 노력하고 있어...
그래도 다행인 사람은 노력한 만큼 버는 사람이야.
노력한 만큼 못 버는 사람도 많더라.
나는 노력한 만큼 버는 프리랜서가 되고 싶어.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한다...
네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