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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경희 Aug 26. 2020

선생님, 저 이제 인생 끝인가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있었다.

학생은 가끔 감정 조절이 안 된다.


학생에게

"네가 화날 상황도 아닌데 화내는 거 알고 있니?"

라고 물어보니.

"네. 저도 알고 있는데 조절이 잘 안돼요. 저도 왜 자꾸 감정이 욱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럼, 그런 감정을 부모님하고 얘기해봐"

라고 했더니

"선생님, 저 이제 인생이 끝났나요?"

"응?? 왜?"

"아빠가 저한테 네가 그렇게 행동하면 잘 살 거 같아? 너 그렇게 살면 인생 다 끝났어. 똑바로 해!"

라고 하셨거든요.

"그럴 때 너는 어떤 기분이 드니?"

"가끔 나만 잘못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생각하지 못한 행동을 할 때가 있어요. 그리고 아빠가 안 좋은 말을 많이 하세요."


학생은 아빠에게 들었던 부정적인 말을 친구들에게 '툭, 툭'하는것은

아빠가 하는 부정적인 감정 표현을 학습한 것이다.





아이들은 나쁜 기억을 오래 한다.

그 이유는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공포 학습'이다.


또 나쁜 기억이 중요한 정보로 판단해서 머릿속에 남는 것이다.


아이에게 가정은 작은 사회이다.

아이는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상을 배운다.

집에서 학습된 것을 바탕으로 학교에서 사용한다.


아이들 중에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때

"우리 아빠가"

"우리 엄마가"

라고 하는 것도 부모로부터 무의식 중에 학습을 받아서이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는 친구나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심은 집이다.


아이들이 집에서 인정 받지 못하면 많이 흔들린다. 그리고 아이의 학교생활이나 집 밖에서 하는 행동을 보면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아이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아이에게 좋은 모습을 바라면 부모가 먼저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부모는 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시키면 아이는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는 부모가 언행일치의 삶을 사는지 평가하기도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백 개의 문장으로 배우는 것보다 한 번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더 낫다'는 뜻이다.

아이에게 아무리 말로 해도 되는 행동도 부모가 행동으로 한 번 실천한다면 아이는 바로 이해하고 따라 할 것이다.


부모가 나쁜 감정을 아이 앞에서 표현하면서 생활하면 아이는 부모의 감정 표현 방법을 무의식 중에 학습하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도 감정이 좋지 않을 때 부모처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부모들은

'내가 애를 키운다'

'교육한다'

라는 생각보다 평소 일관된 태도를 갖는다면 아이는 올바른 행동을 배우게 된다.


아이에게 올바른 행동을 보여주는 부모는 최고의 부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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