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펌을 하다

경재의 일상 이야기

by 도파민경제

경재는 주말 오전에 둘째를 둘째 친구네 집에 데려다주고 온다. 둘째 친구네에서 모임이 있다고 친구 엄마가 초대를 해서다. 둘째는 신이 나서 갔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첫째와 미용실을 간다. 오랜만에 펌을 하기 위해 예약을 했기 때문이다. 첫째도 염색을 하고 싶다고 해서 미용실에 물어봤는데 오늘은 스케줄이 안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아빠만 펌을 했다.
원하는 머리 모양의 사진을 가져갔고, 평소와 좀 다른 펌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옆머리는 다운펌까지 한다고 했다. 기존 디자이너가 출산휴가를 가서 저번 방문부터 함께한 예쁘신 디자이너가 머리에 열심히 고데기를 감아주신다. 꽤 시간이 흐르고 머리가 완성되니 정말 기존 펌과 달랐다. 디자이너 설명에 의하면 기존 펌은 둥글게 머리카락을 말았다면, 이번에는 뿌리만 말고 끝머리는 뾰족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컬크림이라는 제품도 추천받았다. 그걸 발라주어야 머릿결이 산다고 한다.
펌이 끝나고 결제를 하고 집으로 오는데 결제 내역을 보니 금액이 꽤 비쌌다. 기존 펌보다 2배는 비쌌다. 잘못 계산된 거 아닌가 전화해서 물어보니 두 가지 펌을 했고, 한 가지는 드라마틱펌이라고 해서 비용이 비싼 펌이었다. 출산휴가를 가신 기존 디자이너님이 그리운 순간이었다. 기존 디자이너님이었으면 미리 상세히 설명해 줬을 텐데. 예쁜 디자이너라고 좋아했는데, 비용이 많이 나오니 아쉬웠다.
집에 와서 공부를 한다. 둘째가 집에 올 때가 됐는데도 아직 연락이 없다. 계속 기다리다 보니 저녁을 30분 앞두고 연락이 온다. 이제 데리러 오면 된다고 한다. 그는 근처 놀이터로 간다.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고, 엄마들이 3명 있다. 엄마들은 그동안 같이 있었던지 꽤 오래 수다를 떨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아내의 근황을 묻는다. 이혼한 사실을 모르는 그들에게 경재는 거짓말을 한다. 볼일이 있어서 나가 있다고 얘기한다. 그때부터 쭉 우울하다. 올해 말이 되면 이사를 갈 것이고 그때까지만 거짓말을 하며 지내려 하는데 너무나도 불편한 현실이다. 떳떳하게 말하고 편하게 생활하고 싶은데 그러자니 또 다르게 불편함을 느낄 거 같다.
아이와 즐겁게 집으로 돌아오고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꿈나라로 보낸다.
그는 오늘 공부를 많이 못해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해본다. 잘 시간이 되어가서 공부를 끝내고 적적한 마음에 오랜만에 위스키를 꺼내본다. 둘째가 팔씨름 2등으로 받아온 샤인머스켓과 함께 한잔 들이켠다. 약 2주 만에 먹는 술이다. 그동안 비염이 심해져서 약을 먹고 있어 안 먹었는데, 불안한 미래와 계획대로 되지 않는 시험 준비, 이혼 사실을 숨기고 다니는 현실에 너무나도 적적한 마음이라 술을 기울인다.
독서를 하며 위스키를 홀짝인다. 앞으로는 즐거운 하루만 가득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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