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다양함

가을에 쓰는 시

by 도파민경제
키즈 카페


키즈 카페에 온 병아리들은
정신없이 삐약거리며 뛰논다
놀이를 만들고 앞서가며
독립적으로 논다

닭장에서의 소음이나
싸움과 위축 그리고 수동성은 없다

부족할 것 없이 뛰노는 병아리들을
관찰하며 선망과 애정을 느낀다

디퓨저


나의 토끼가 다이소에서
디퓨저를 골랐다
자기 방에 두겠다고 한다

늘 나이 든 인형들로
어르신 냄새가 나던 방이었는데
이젠 들어가니 향기롭다

절로 토끼에게 고마움을 얻는다
밤에 자는 토끼가 너무나도 귀엽다
곁에 가서 긴 머리카락을 넘겨준다
내 사랑을 담아

치킨집 명품 사장님


치킨집에 투입한다
사장님 비트에 맞춰 인사하시고
편한 자리 앉으시라 떠받드신다

주문한 치킨을 명품 모시듯
황금 손으로 빛나게 테이블 안착하신다
더 찾으시는 명품 있으시냐고도 묻는다

살아남은 치킨 포장 요청도
제 할 일 다한 카드를 반납 주실 때도
모두 명품 건네듯 황금 손으로 빛나게 주신다

대나무같이 곧게 편 허리
손님에게 대나무를 휘어주는 자세
치킨집 주인이 명품이시다

코어 운동을 만나다


코어 운동을 했더니
복부 지방 속 근육이 욱신한다
침대와의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욱신
의자와의 스킨십중 일어나면 욱신

머릿속에 없던 지인을
이제야 알게 된다
욱신 하지만 사랑스럽다
내 지방 속에도 탄탄한 열정이 있었다

자동차 응급 병원


자동차 치료하러 공업사에 갔다
아픈 차들이 줄지어 있다
다리 하나 없는 차
얼굴이 찌그러진 차
엉덩이가 들어간 차
장기는 없고 몸통만 있는 차

기다리며 조용히 있는 차들
수리하며 귀 쫑긋하는 차들
검은 의사들은 바빴다
땡볕에 옷이 젖은 채 환자들을 치료했다
쓰러져있는 차들로 가득 채운 현장
기계로 치료하는 의사들은 다음 환자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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