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쓰는 시
풀벌레 교향곡
가을밤 자려고 누우니
열린 창문으로
풀벌레 우는 소리 들린다
칙칙 차르르르 치잇
은은한 가로등 풀 밭
마음이 고요해진다
돈 주고도 예매 못할
풀벌레 교향곡
귀뚜라미 여치가 부릅니다
아파트 네온사인
밤 12시가 넘어도
이웃집 아파트들
네온사인 등이 켜져 있다
영화감독이 티브이보나
작가가 독서 중인가
스포츠 해설자가 스포츠 보나
청춘들이 술을 주고받나
다들 이 밤의 끝을 잡고 있다
블랙홀로 빠지려 하지 않는다
이 밤을 환하게 켜고 있다
새로운 둥지 찾으러
새 보금자리를 찾으러
이 둥지 저 둥지 기웃거렸다
새로운 날갯짓은
눈이 커졌다 작아졌다
두드림과 지저귐을 하게 했다
마음에 들던 그렇지 않든
새로운 둥지는
미래를 향한 양분이 된다
위스키 한 잔
코 끝이 행복해한다
새콤달콤한 스멜
그리고 진한 폐호흡
향만 맡아도 산소 호흡기다
꽃병을 들이켠다
달달한 알코올이 목을 따라 흐른다
이내 가슴에 열이 난다
목까지 열이 올라온다
안주 진통제 한입 얼른 떠서 먹는다
이내 소화기관 진정이 되고
정지된 몸에 세상은 돌아간다
이내 몸과 마음이 둥둥 뜬다
가을밤 교통 관리
가을밤 풀벌레들 우는소리
교통경찰의 호루라기 소리 같다
귀뚜라미는 교통경찰
개미는 시민들
더듬이 세우고
날개 펄럭이며
열심히 호루라기 불면
짐을 지고 가는 개미
덩치 작은 개미
새치기 하는 개미
줄 서서 갈 길 잘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