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쓰는 시
<방앗간의 참새들>
도서관 공부하는 내 옆
아주머니 두 분이서
아이들 프로그램
끝나기를 기다린다
방앗간 참새들처럼
자꾸 속삭이고 지저귄다
시끄러운 참새들
내쫓고 싶은데
괜히 방앗간 상할까 봐
내가 자리를 뜬다
<가을바람과의 동행>
선선한 가을바람이
어느새 내 몸을 휘감는다
책상에 앉아있을 땐
나와 함께 책을 보고
아메리카노 한 잔
주문할 때도
내 옆에 꼭 붙어있고
침대에 잘 때도
같이 이불을 덮는다
매서운 겨울바람 오기 전까지
행복한 동행을 해야겠다
<글쓰기>
문장이 길게 써지지 않고
자꾸 쓰다가 끊긴 채 마침표를 찍는다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가듯이
문장도 표현을 자르고 간다
비유와 은유 묘사를 해야 하는데
반복과 단순 설명만 한다
답답한 나는 낡은 책처럼
펼쳐도 빳빳이 생각을 펼치지 못한다
<날씨 주인이 바뀌다>
날씨가 선선해졌다
하늘의 심술이 약해졌다
뜨거웠던 여름
끓는 물 온탕의 세상 가고
시원한 가을
자연 약풍의 세상이 왔다
아 너무 덥다 힘들다에서
아 시원하다 세상 좋다가 된다
그 무서운 놈 웃으며 물러가고
그 착한 녀석 미소 지으며 다가왔다
<6세 우리 아이는 애기>
우리 아이는 6세인데
아직도 아기 같다
애기냄새가 나고
애기처럼 행동한다
가장 아기 같을 때는
입 벌리고 잘 때다
난 못 참고 다가가 뽀뽀한다
무장해제된 애기를 체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