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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 Jul 04. 2021

3. 무한이란 무엇인가

의식에 스며들어 있는 모순. 무한에 대한 고찰.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정리해보자.


 1. 상대주의는 사실 절대주의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절대적인 사상은 없다."라는 명제 자체가 하나의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셈이다. 자기 유사성 명제를 기준으로 잡았을 때 발생하는 순환논리이다. 즉, 순환 명제를 절대주의로 선택했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2. 의심이라는 개념 역시, 자기 유사성이다.

 "나는 모든 것을 의심한다."라는 명제가 있다. 이는 어떻게 될까? 해당 명제를 선언하는 순간부터 해당 명제 역시 의심해야 한다. 회의주의에 빠지는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불완정성 원리를 다르게 해석한 것과 동일하다. 공리계 안에서 공리를 증명하려고 하면(즉, 공리를 의심하면) 증명 불가능하다.


 이런 현상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자기 유사성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며, 다른 현상들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무한"이다.


 무한이란 무엇일까? 끝이 없는 것? 과정에 있는 것? 조금 더 직접적인 정의를 알아보기 위해, 무한 집합의 개념을 보자. 무한 집합은 집합 A에 진부분 집합 B가 존재하며, A와 B 사이에 일대일 대응이 존재하면 A를 무한 집합이라 한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전체의 부분이 전체와 동일하게 대응된다면 이는 무한이다."


 조금 더 직접적인 이해를 위해 실수 체계를 가져와 보자. 0과 1 사이의 실수와 실수 전체는 일대일 대응이다. 이를 무한이라 한다. (물론 무한에도 급이라는 게 존재한다. 이는 칸토어의 정리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이는 나중에 다루도록 하겠다.)

 이제 자기 유사성이 왜 계속 순환하게 되는 무한의 과정에 던져지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되지 않는가? "이 문장은 거짓이다."라는 문장이 문장 안에 존재하는 "이 문장"이라는 조건 안에 포함되는 형태이기 때문에(무한의 정의처럼 작용하기 때문에) 순환하는 것이다.


 이를 철학적으로 확장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의심하는 행위는 무언가를 믿기 전까지는 끝낼 수 없다."


우리 개인의 내면에는 공리처럼 작용하고 있는 어떤 믿음이 있다. 그리고 그 믿음을 의심하는 행위는 끝낼 수 없는 무한의 과정이다.(그 결정체가 바로 회의주의다.) 의심을 하면, 의심을 한다는 생각 역시 의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의 의식 너머의 존재를 정의한다면 이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애초에 그 존재를 의심하는 것이 우리 의식에서 일어나는 행위이므로 의식 너머의 존재가 이를 간섭했다고 말해버리면 끝이기 때문이다. 즉, 의식이라는 논리체계 안에서 절대적 신의 존재(수학에서 마치 공리와도 같은)를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실제 괴델이 신존재 증명을 불완정성의 원리와 유사하게 증명한다. 그러나 이는 괴델의 의식 안에 존재하는 관념의 신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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