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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심심해야 할 상황이 아닌데 심심하다. 재미있는 일을 하는 건 아니지만 재미있을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하루하루의 원동력을 누가 심어줄 수만 있다면 매일 맛있는 걸 쥐어줘서라도 얻고 싶다. 늘 좋아하던 게 있었다. 연예인일 때도, 동물이나 어떤 현상에 집중한 적도 있었다. 분야는 정말 다양했다. 색도 있었고, 최근엔 MBTI에도 관심이 있었다. 모든 사람을 색안경 쓰고 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문제는 흥미가 떨어진 뒤였다. 매일 찾아보던 어떤 것이 사라지니 내 하루가 탄력이 없다. 눈을 뜨면 논문과 관련된 일을 하고 나가서 답사하고 들어와 정리하면 그렇게 내 하루가 지나갔다. 다음날이 기대가 되지 않는다. 늘 같은 패턴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허리를 다쳐서 다니던 운동도 그만두니 일상 속에서 기대할 만한 것이 없다. 간혹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잠시 즐겁다가도 내일이면 같은 하루를 반복할게 뻔하니 한숨만 나온다.
누가 나보고 왜 사냐고 물으면 재미로 산다고 대답한다. 난 재밌는 것이 좋다. 남들이 보기에 재미없어도 나만 재밌으면 그만이다. 웃음도 많고 말 그대로 별게 다 웃긴 사람이다. 배우는 것도 재밌다. 새로운 것은 날 항상 재밌게 만든다. 재미있는 사람도 좋아한다. 나만의 광대로서 좋아하는 것보다 그런 사람은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근데 요새 재미가 없다. 인생의 노잼 시기. 사람들이 하는 말로는 인생의 노잼 시기가 있다고 한다. 내 시기는 지금 이때 인가 보다. 좋아할 것도 재밌을 만한 것도 없고 하는 것이라곤 반복하는 일상뿐인 지금, 난 너무 재미가 없다.
그림, 운동 뭐든 시도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그럴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아서 생각을 관둔다. 그래도 아마 나는 무언가를 해야 하는 사람일 거다. 바쁜 와중에도 항상 운동을 배웠다. 밤을 새우고 운동을 갔다 올 만큼 하루를 환기하는 시간을 좋아했다. 취미 그 자체보다도 그 시간에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거다. 지금 나는 그 시간이 다시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