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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담 Sep 14. 2020

[엄마를 미워합니다] epilogue

안녕하세요. 담담입니다.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의 글을 매거진 형태로 발행해오다 어느새 17편의 글이 모여 오늘 브런치 북으로 발행하게 되었네요.


저는 항상 글로써 '나'를 표현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지만, 지나온 많은 시간 동안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하얀 한글 화면 속에 깜빡이는 커서 앞에서 저는 늘 작아질 수밖에 없었죠.


이렇듯 많은 사연을 품은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실은 저조차도 저를 의심하고, 책망했거든요.


엄마를 미워한다는 것, 그런 '나'라는 것이 때로는 견디기 힘든 무게였습니다.

'스스로 내가 너무한 것 아닌가.'

'이렇게 지내도 괜찮은 걸까.'

수많은 물음표들에 확신 없는 답을 내려야만 했죠.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이 저를 휘몰아치면서 많이 괴로웠지만

그렇게 극한에 몰려서야 비로소 저는 제 안의 날것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허공에 대고 짐승처럼 터져 나오는 울음을 내뱉으며 소리쳤습니다.

너무 아프다고요. 괴롭다고요.

이 마음을 품고 사는 일이 얼마나 괴로웠는 줄 아느냐고요.


그제야 글로 제 이야기를 풀어낼 용기가 생기더군요.

솔직해질 수 있었습니다.


'아무도 읽지 않아도 좋아.
그저  이야기를 여기에 묻어두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브런치였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 벌어졌죠.

아무도 제게 손가락질하지 않더라고요.

참 잘 견뎌왔다고, 너무 고생했다고, 저를 꽉 안아주고 싶다는 진심 어린 코멘트들을 보며 위로보다 더 큰 감동을 얻었습니다.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제가 썼던 글을 다시 마주하면서, 그리고 여러분들의 응원 코멘트를 보면서 제가 조금 더 평온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제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서 제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대한 글을 먼저 쓸 수 없었어요.

그건 거짓말 같았거든요.


글로서 상처를 내보이는 과정을 통해 많이 치유받은 듯합니다.

아직 '엄마'라는 존재로 인해 생겨난 가슴속 깊은 동굴은 메워지지 않았을 테지만,

제 글에서 표현했듯, 한 마리의 커다란 고래처럼 저는 먼바다를 향해 유영해보렵니다.


정말이지 보잘것없는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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