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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담 Oct 29. 2020

'엄마가 미워서 슬픈' 모든 딸들에게

[엄마를 미워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브런치를 연재하고 글을 모아 브런치 북으로 묶고 나서 꽤 많은 나날이 흘렀다. 내 속에 응어리져 있던 엄마에 대한 날것의 감정을 일부나마 풀어놓고 나니 이제 미워하는 감정보다는 엄마라는 존재로부터 아주 조금은 떨어져 나와 숨통이 트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누구에게도 쉽사리 털어놓기 어려웠던 지극히 사적인 나의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나날이었다.


어제는 카카오톡 브런치 레터에 내 브런치 북이 소개되면서 더 많은 분들에게 내 글이 노출되었다.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방문 수와 구독자 증가, 마음이 담긴 라이킷에 틈만 나면 새로고침하는 재미로 하루를 보낸 듯하다.


세상에 나만 제일 서러운 줄 알았는데, 나만큼이나 아픈 딸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는 걸 알게 돼 그게 참 위로가 되면서도, 서로가 안타까웠다.


그래서 지금 몸은 좀 괜찮으냐고. 그 이후의 이야기도 궁금하다는 덧글을 보면서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해이해졌던 글쓰기에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수술 이후 몸은 예전과 비슷한 컨디션으로 돌아왔지만 6개월에 한 번씩 CT 검사를 진행하며 상태를 점검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검사 결과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는데 1년에 한두 번씩은 원인미상의 고열로 입원을 하곤 했다.

그야말로 불시에 찾아오는 당혹스런 증상들을 제외한 이외의 날들은 비교적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편이다.


앞서 써 내려간 글들이 내 과거에 대한 기록이었다면, 이제는 나의 현재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나의 과거와 현재는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문득문득 나는 이렇게 나약하고 작은 존재라는 걸 체감하고 다시 그 무력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야만 할 때가 더 많다.


아무도 내게 묻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꼭 설명해주고 싶었던 나의 마음과 상태, 일상들이 어디론가 휘발되지 않고 이 공간에 남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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