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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래 Sep 23. 2015

비 오는 아스팔트 도로에 차 지나가는 소리가

150528(2) : 베트남 호찌민, 벤탐 마켓

 벤탐 마켓은 평소에는 평범한 건물형 시장이지만, 밤이 되면 다양한 음식과 온갖 물건들을 파는 화려한 야시장이 된다고 했다. 벤탐 마켓은 우리가 있던 여행자 거리에서 북측으로 올라가 선형 공원을 따라 걸어가면 그 북쪽에 있었다. 가는 길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렸고, 아스팔트에 고인 빗물은 화려한 도시의 야경을 반사해 비췄다. 공원을 지나고 큰 로터리가 나왔다. 로터리 주변에는 높은 빌딩과 큰 상점들이 불쑥불쑥 세워져 있는 데다가 저마다 커다란 광고판들과 함께 화려한 빛을 발하고 있었으므로 이곳이 호찌민이 아닌 것처럼 여겨졌다. 비 오는 아스팔트 도로에 차 지나가는 소리가 기분 좋게 느껴졌다. 벤탐 마켓은 바로 옆에 있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무렵, 벤탑 마켓의 건물 내부는 상인들이 폐점을 준비하고 있었고, 건물 밖에는 천막이 세워지고 상인들이 각자의 짐과 도구를 갖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 시간을 기점으로 안과 밖이 바뀌고 있었다. 우리는 내부도 돌아보고, 야시장이 세워지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다른 길목에 신발 상점이 밀집해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마침 비가 와 젖은 신발이 찝찝한데다 더운 나라에 온 뒤로 슬리퍼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터라 그 골목에서 적당하고 저렴한 슬리퍼를 구매했다. 


 골목에서 나오니 어느새 벤탐마켓의 야시장이 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넓은 도로의 좌우로 큰 천막들이 연이어 펼쳐지고, 그 안에는 옷과 등과 생필품과 기념품과 소품 등을 파는 다양한 노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한쪽에는 번듯한 옷을 입은 웨이터와 조리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넓은 식당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숯불 위에서 조개와 생선, 각종 고기 등 다양한 것들이 구워지고 있었다. 우린 가격을 보고 물러났다. 


 다시 비 오는 거리를 차박차박 걸어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젖은 몸을 말리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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