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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래 Sep 23. 2015

득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150529 : 베트남 호찌민, 다이아플라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조금 걱정했지만, 다행히 약간 흐릴 뿐, 비가 오지는 않았다. 우리는 다음 날 바로 캄보디아로 갈 예정이었기에, 이 날마저 비가 온다면 호찌민에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넘어가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우린 비가 오지 않음에 감사하며 나갈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득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전날 밤에도 돌아오자마자 설사를 하더니, 아침부터 또 설사가 시작됐다. 득은 잠시 찾아보더니, 호찌민에 한국인 간호사가 있는 병원이 있더라며 먼저 그곳에 가자고 했다. 병원이 있다는 다이아플라자가 마침 내가 가려고 했던 노트르담 대성당과 가까이 있었기에 먼저 병원에 가자는 득의 말에 찬성했다. 그렇게 나선 길은 약간 덥고 흐렸다. 


 우리는 공원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공원에는 꽤 많은 현지인들이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나는 연신 호찌민이라는 도시가 퍽 맘에 든다고 생각했다. 도시의 한 가운데에 넓은 녹지가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은 도시의 매력을 언제나 배가 시킨다. 큰 공원들을 지나자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넓은 구역이 나타났는데, 지도를 보니 그곳이 옛 대통령궁인 통일궁이었다. 통일궁을 가로질러 가고 싶었으나 표를 사야 해서 그만두었다. 통일궁 담장을 따라 돌아가니 곧 노트르담 성당과 다이아플라자가 보였다. 


 병원은 밝고 청결하고 도시적으로 보였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채워진 대기실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조용히 돌아다녔고, 종종 한국인들도 오는 것을 보며 득은 안심했다. 조금 기다린 후, 한국인 간호사가 우릴 맞아 득을 데리고 한국인 의사에게 데려갔다. 나는 로비에서 하스스톤을 하며 기다렸다. 


 득은 급성장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간단한 약을 처방받았다. 인천공항에서 팔만원을 주고 든 보험이 도움이 되는 순간이었다. 득은 영수증과 진단서 등을 철저히 확인하여 챙긴 뒤, 주린 배를 채우자며 서둘러 나갔다. 병원 맞은편의 프랜차이즈 쌀국수 식당처럼 보이는 곳에서 값 싼 메뉴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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