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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철없는 113일 여행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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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고래 Sep 16. 2016

아마 나는 다시 오진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150605(8) : 캄보디아 씨엠립, 타 쁘롬과 앙코르왓

타 쁘롬에서 나와 밥값을 깎아주는 식당에서 간단히 아점을 해결했다. 볶음국수는 별로 맛이 없었지만 파인애플 주스와 함께 대충 먹고 나니 조금 힘이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기운이 나는 것과는 다르게 우리의 엉덩이는 찢어지듯 아팠고, 태양은 점점 최고점을 향해 떠오르고 있었다. 우린 잠시 고민 끝에, 마지막으로 앙코르 톰의 동문인 승리의 문을 거쳐 바욘 사원에 작별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결정하고 달리는 중에 엄청나게 높은 사원 하나가 눈에 보였다.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득이 들어가 보자고 했다. 그 말에 나는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급경사의 거대한 계단을 올라가니 최상층에 놓인 탑이 보였다. 투박하게 깎아 만든 탑은 레고로 만든 탑처럼 보였다. 탑 안에는 승려들이 예불을 드리고 있었고, 몇몇 현지인이 이 유적지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았다.

그대로 다시 달려 승리의 문에 도착했다. 승리의 문은 앙코르 톰의 남문과 딱히 다를 것 없는 사면상이 올라선 문이었다. 그 문도 그대로 관통해 달렸다. 바욘 사원으로 향하는 동안 우리가 보았던 코끼리 테라스가 보였다. 바욘 사원의 동쪽에서 크게 돌아 남쪽으로 달려 그대로 나갔다. 계속 달려 앙코르왓에 도착했을 때, 자리에서 내려 마지막 앙코르왓을 기념하는 사진을 남겼다. 유적의 입구를 지키는 관계자가 흔쾌히 사진을 찍어주었다.

마지막의 앙코르왓이었다. 내 생에 다시 이곳에 올 일이 있을까? 아마 나는 다시 오진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전거를 달려 찢어진 엉덩이를 위해 빠르게 숙소에 도착했다. 앙코르왓을 왔다 갔다 하는 길에 보았던 멋진 박물관을 사진에 담았다. 우린 새벽부터 일어나 달린 몸을 잠으로 달래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