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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래 Sep 18. 2016

커피와 와이파이만 있으면

150606 : 캄보디아 씨엠립과 스퉁뜨렝

 씨엠립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미리 예약한 여행사의 교통편에 맞춰 라오스로 넘어가기로 했다. 본래 캄보디아에서 라오스로 넘어가는 육로는 프놈펜에서 끄라쩨를 거쳐 메콩강을 따라 올라가는 도로를 타는 방법이 거의 유일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씨엡립에서 바로 캄보디아 메콩강의 북부지방인 스퉁뜨렝Stung treng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건설되어 씨엠립에서도 손쉽게 라오스의 국경을 넘을 수 있게 되었다. 


 아침 7시에 떠나는 버스였으므로, 우리는 여섯 시 넘어서 우리의 게스트하우스로 오기로 한 툭툭을 타기 위해 다섯 시 즈음 일어나서 짐을 꾸렸다.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주었던 영어 잘하던 게스트하우스 야간 청년과 인사를 하고 여섯 시 반쯤 도착한 툭툭을 타고 버스를 타러 나섰다. 툭툭은 약간 달려 시 외곽으로 나갔다. 툭툭에는 우리 외에 한 독일 청년이 함께 탑승했다. 나중에 본인을 독일의 엔지니어 출신으로 소개한 그 청년은 매우 유쾌하고 활달한 친구였다. 툭툭이 우릴 내려준 핑크 파라다이스라고 적힌 가라오케의 옆에 놓인 게스트하우스 겸 레스토랑의 테라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곧 버스가 도착했다. 독일 청년은 커피와 와이파이만 있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시외버스 같은 버스를 타고 몇 시간을 달렸다. 버스의 승객은 우리와 독일 청년, 그리고 프랑스 커플이 전부였다. 우린 어제는 일출을 보기 위해, 그리고 오늘은 버스를 타기 위해 그간 잠을 많이 자지 못했으므로, 의자를 뒤로 젖히고 편한 잠에 빠져들었다. 잠깐 뜨이는 눈 사이로 초원과 파란 하늘과 소와 개들이 지나갔다. 


 스퉁뜨렝에 도착해 버스를 갈아타게 되었다. 잠시 내려 미니밴을 기다리고 있노라니 다른 버스에서도 우르르 외국인들이 내려 우리 옆 테이블에 앉았다. 득은 아이스 밀크커피를 시켜 마셨다. 무료하게 기다리던 중, 미니밴이 곧 도착했고 목적지가 달랐던 프랑스 커플을 뺀 우리와 독일 청년만이 그 벤에 탑승했다. 벤은 길을 달리며 한 명의 중국인?으로 보이는 승객과 어린 아들을 데리고 다니는 백인과 현지인 부부, 그리고 매우 가벼운 차림의 현지인 한 명을 더 태웠다. 


 곧 국경에 도착했다. 길을 달린 지 일곱 시간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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