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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래 Sep 19. 2016

흘러가는 메콩강을 바라보며 맘껏 빈둥대다

150607 : 라오스 시판돈

 다음 날, 우리는 숙소를 옮겼다. 오전 중에 일어나 일찍 짐을 싼 우리는, 어제 저녁 내려온 길을 따라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며 잘만한 숙소를 찾았다. 다행히 몇 걸음 가지 않아 보인 필리핀 리조트같이 생긴 숙소가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가격을 불러 몇 블록을 더 조사한 끝에 그곳으로 정했다. 하룻밤에 1만낍을 불렀으나 흥정한 값은 8천낍이었다. 8천낍이면 하루에 10달러, 이곳의 물가치곤 비싼 편이었지만 지금까지의 여행을 생각해보면 파오네 방갈로를 제외하면 가장 싼 가격이었다. 


 (아침에는 득이 먼저 일어나 나가 밥을 먹었는데, 방갈로에 곤충들이 들어갈까 봐 자물쇠 걸이를 닫아놓고 나갔다. 자물쇠가 걸려있지는 않아서 내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내가 일어난 후, 나는 문을 열어 나갈 수 없었고, 결국 나는 창문들을 열어 그 높은 곳에서 나갈 방법을 궁리한 끝에 옆 창문을 통해 방갈로의 테라스로 닌자처럼 탈출해야만 했다)


 Mr.Tho가 운영하는 이 게스트하우스는 꽤 괜찮았다. 2층으로 구성된 숙소는 나무 널판으로 만든 방갈로가 아닌 콘크리트와 유리로 만든 게스트하우스였고, 내부는 환하고 깨끗하며 전기와 물이 잘 들어왔다. 심지어 방에는 수건과 간단한 세면도구도 있었다! 바닥은 타일로 깔려 있고 외부와 통하는 틈새는 없어 보였다. 벌레가 드나들 것 같지는 않았다. 


 우린 토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레스토랑에는 개 두 마리와 고양이 가족이 있었는데, 어미 고양이 두 마리와 새끼 고양이 네 마리가 식사가 차려진 식탁을 종종 덮쳤다. 


 우린 하루 종일 쉬었다. 레스토랑에서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누워서 책을 읽거나 폰을 만졌다. 이곳에서도 흔쾌히 가게의 스피커를 내주어 듣고 싶은 음악을 맘껏 들으며 쉬었다. 흘러가는 메콩강을 바라보며 맘껏 빈둥대다가 밤에는 북쪽으로 더 걸어가 스트리트뷰 바에서 맥주를 마시고 돌아왔다.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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