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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rae Apr 07. 2022

내가 방콕을 사랑하는 방식


방락의 좁고 오래된 길거리를 걷다 말고  글을 쓴다. 걷는다는  내가  도시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내가 죽기 전에 가장 후회할 일은 왜 그때 그 사랑하는 도시를 조금 더 걷지 않았을까하는 것이다. 걷다가 발이 아플 땐 차오프라야 강변이 보이는 카페에서 쓴 커피 한잔 마시면서 잠시 쉬어갈 때도 있지만 어지간해서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죽기 전에 사랑 앞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후회를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고 그 외의 모든 것들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일 뿐이다. ‘사랑을 지키기 위한 조건들사랑보다 중요할 수는 없으니까.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일수록 사랑을 지키기 위한 조건들에 집착하기 마련이니까.     


오늘도 열대지방 특유의 더운 공기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든다. 이 공기 속에서는 시간이 참 느리게도 흐르고 만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만날 수 있다. 행복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방콕으로 돌아온 지 정확히 사주가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살 자신이 없어서 일과 사랑 모두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무엇이 나를 이 더운 도시로 떠나오게 했는가. 그리고 무엇이 당신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가. 그런 것들을 곰곰이 생각하는 오후다.     


상냥한 할아버지가 주인장인 노점에서 파는 달콤한 국화차 한잔 마시고 다시 걷는다. 매일매일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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