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카오산에서 송크란을 즐기다 지나치게 젖고 또 행복해서 람부뜨리 골목 안의 작은 바로 잠시 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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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토닉을 한잔 마시고 싶었지만 바텐더가 너무 취해서 만들어 줄 수가 없다고 하길래 그러면 내가 만들어 먹겠다고 했다. 바텐더가 흔쾌히 그러라고 해서 진토닉을 만들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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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의 등을 콕 찔러서 뒤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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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처음 보는 네 명의 태국친구들이 서있었는데 마치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이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함께 카오산으로 가자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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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담담하게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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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 그러면 이 진토닉 한잔만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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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커플 무비와 인, 코랏이 고향이라는 네네, 호주에서 얼마 전에 돌아온 위즈까지 우리는 함께 손을 잡고 인파 속을 헤치고 다니며 깊은 새벽까지 송크란을 즐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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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다 행복하게 깊이 젖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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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에게 있었던 일들을 모두 다 적으면 지어낸 이야기라고 하겠지. 나는 네네에게 어떤 말들을 들었고 그 말들에는 촉감이 있어서 쉽사리 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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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낸 이야기 같은 밤을 보냈다. 여전히 쉽게 사랑에 빠지는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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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인생 최고의 송크란을 보냈다. 지난날의 행복과 쓸쓸함 모두 잊었다. 다시 한번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밤을 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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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켜주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고 싶어서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과 나를 떠나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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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에 사랑이 모두 사라지는 날 나는 죽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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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큰 사랑 속에서 살고 있다. 오늘은 방콕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다. 이렇게 큰 사랑을 주는 이 도시를 잠시 떠나는 것이 두렵고 슬프지만 더 큰 사랑으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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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도 언젠가 이 축제에서 만나게 되겠지. 그때 우리는 국적 없이, 성별 없이, 나이 없이, 서로의 다정한 마음만을 가지고 깊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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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젖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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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한번 송크란의 밤 속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