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번째 하늘

20230130

by 빛구름
남아프리카 공화국

산꼭대기 구름 너머 그 어딘가에 아름다운 하늘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막연히 그 하늘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열심히 산을 올랐다. 정상까지 가기 위해 무심하게 무언가를 밟고 어떤 것을 끌어당기며 오르고 또 올라섰다.
작은 봉우리를 지나며 기쁠 때도 있었고, 예상치 못한 험난한 길에서 혼자 울기도 했다.

아직 정상으로 가는 길이 한참 남았을 때, 갑자기 구름이 온 산을 감쌌다.
그 순간, 내가 서 있던 바로 그곳에서, 자격 없는 나는 하늘이 되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스물아홉 번째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