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3
나에게 글을 쓰는 것은 나를 펼치는 것이었다.
늘 글을 쓰면 나는 과거의 생각, 지금의 심상, 앞으로의 나날을 모아 잘 뭉쳐 올려놓곤 했다.
흩어진 나의 여러 아해들을 수집할 때마다, 여러 개의 나를 겹겹이 쌓아 정성스러운 요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맛있게 먹는 손님들을 보면서 역시나 여러 기분에 빠졌다.
언제나 글은 붉은 아해를 발가벗기는 뜨거운 빛과 같다. 그 어떤 음지도 한순간에 들켜버리고 만다. 그래서 나는 글로 참회하며 그것으로 생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