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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구름 Mar 03. 2023

예순두 번째 하늘

20230303

이집트

나의 가슴 깊은 곳이 텅 비어있는 건 내 이름이 공허이기 때문이고, 여전히 두 자아의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은 나의 얼굴이 혼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나는 매일을 혼란 속에서 공허를 살아갑니다.

짧지만 길었던 기억들과 나는 오늘도 맹렬하게 싸움을 벌였습니다. 그곳엔 나의 어머니도 계셨고, 그대도 함께 있었죠.


이제는 텅 비어있어야 하지만 여전히 형편없는 조각품들로 가득 차 있는 이곳을 가끔 탈출하는 시간은 그저 텅 비어있는 내 해골을 통해 뱉어내는 희뿌연 구름을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구름을 뱉다가 느낍니다. 젖꼭지가 바짝 설 정도로 소름 끼치는 바람이 내 몸으로 기어들어오는 것을요.

그러면 난 이내 다시 나만의 우주로 비행합니다.

이 세계를 무중력처럼 느끼게 하는 나의 무기력함.

오늘도 참 가슴이 답답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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