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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구름 Mar 09. 2023

예순다섯 번째 하늘

20230306

서울, 대한민국

 겨우 거짓 한 발자국으로 만들기 시작한 이 길이 이제는 지구 몇 바퀴를 돌고도 충분해 보인다. 단순하게 기분을 따라 걷다 보니 돌아갈 마음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거짓 한걸음은 또 다른 다음 거짓 한걸음을 종용했다. 이 길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그곳에 친구는 없다.


 우리는 이 길이 나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가진 것을 앗아가며, 모은 것을 탕진하고, 쌓은 것을 무너뜨릴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려면, 뒤돌아 마주 오는 모든 이들과 피 터지게 싸워야 한다. 첫째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이고, 둘째로는 반대편의 나와 연결된 모든 이들을 위해서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 모든 이들과 연결된 미래의 자신을 위해서이다.


 첫발을 내디뎠던 곳에 다다를 때까지 패배할 것이다. 그러나 싸워야만 한다.

이제는 하늘을 보며 떳떳하게 한걸음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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