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우리 아이 황금똥을 위한 공식

[F] Formula

by 오환

유축과 젖몸살이 반복되던 어느 시기, 우리는 자연스럽게 혼합수유를 선택하게 되었다. 아들이 젖을 잘 빨지 않았고, 아내는 유축수유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계속되는 유축과 통증 속에서, 분유는 하나의 현실적인 선택이자 작은 휴식이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한, 기대어볼 수 있는 대안.


‘분유’는 영어로 formula. 라틴어 formula, 즉 ‘작은 형태’ 혹은 ‘정해진 규칙’이라는 뜻에서 비롯되었다. 본래는 계약 문구나 의식 절차에 쓰이던 단어였지만, 이후 ‘처방’, ‘조제법’, ‘레시피’의 의미로 확장되었다. 수학과 과학의 공식, 심지어 자동차 경주의 규칙까지 다양한 의미로 쓰이지만, 육아에서 이 단어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모유수유가 어려울 때, 그 빈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워주는 또 하나의 조합. 우리말로는 ‘분유(粉乳)’, 즉 가루젖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유 속 수분을 증발시키고 농축해 만든 이 분유는, 단순히 대체식이 아니라 부모의 선택과 고민이 담긴 또 하나의 돌봄 방식이다.


우리는 육아 필수템이라 불리는 분유제조기를 사용하기도 했다. 버튼 하나로 알맞은 온도와 농도를 맞춰주는 기계였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하루는 아들이 변을 잘 보지 못하고 힘들어하던 날, 혹시나 싶어 찾아보니 분유가 제대로 녹지 않으면 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로 인해 변이 단단해지거나 배앓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그때부터는 종종 분유를 직접 타기 시작했다. 종종 1포의 신생아 유산균도 곁들여서. 분유 제조는 단순한 조제 이상의 신경과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었다.


참고로 분유를 손으로 탈 땐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끓였다가 식힌 물을 사용하고, 분유를 넣은 뒤 한 방향으로 천천히 저어 녹인다.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면 거품이 생기고, 그 공기를 함께 삼킨 아이는 트림을 해도 속이 더부룩하거나, 심하면 배앓이(영아산통) 증상까지 보일 수 있다. 온도도 중요하다. 물은 100도까지 끓였다가 40도 내외로 식혀야 하고, 전자레인지는 고르게 데워지지 않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분유는 정해진 비율로 물을 섞고, 온도를 맞추고, 잘 녹여야 한다. 마치 공식(formula)을 따르는 일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안에 부모의 세심한 눈과 손이 들어간다. 매번 ‘이게 괜찮을까’ 고민하며 확인하고, 아이의 속이 편안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한 병 한 병에는 수치로 환산가능한 단순한 공식 이상의 애정이 담겨 있다. 결국 돌봄이란, 반드시 내가 만든 것이어야 한다는 고집이 아니라,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려는 태도다. 모유든 분유든, 직수든 유축이든, 중요한 건 아이가 잘 먹고 편안히 자는 그 순간이다. Formula는 하나의 규칙일지 모르지만, 그 규칙을 따르는 부모의 손길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진심이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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