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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미녀 Jul 16. 2020

파이어족. 1

퇴사하면 뭐하게?

경제적 자유.
파이낸셜 프리덤.
FIRE족.
조기 은퇴.

모두 같은 개념이다.

젊을 때 돈을 벌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은퇴하는 삶이다. 비교적 젊은 나이를 딱 언제다라고 하진 않지만 대부분 30~40대를 일컫는 게 통용되는 것 같다. 물론 이제 한국은 40대 중반이 되면 자연스럽게 퇴사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지만...


은퇴도 그냥 은퇴가 아닌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 은퇴하는 것이 포인트다. 별다른 대책 없이 그저 젊은 나이에 은퇴하는 것을 위와 같이 부르지는 않는다. 대개 수입이 지속 가능한 상태를 만들어두고 은퇴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근로소득이 아닌 다른 수입이 지속 가능하려면? 대표적으로 월세가 있을 거다. 혹은 주식으로 배당을 받을 수도 있을 거고, 저작권, 특허와 같은 무형 자산으로 돈을 버는 것도 있을 테다.

그 무엇이 되었든 간에 파이어족이 된다는 것은  ‘꾸준하게’ 수입이 생기는 것을 전제로 한다.

또한 꾸준한 수입을 또 다른 직업으로 만들어 낼 자신이 있는 사람도 역시 포함될 수 있다.

전업투자자가 된다든지 작가가 된다든지, 유튜버가 된다든지 부동산 관리인이 된다든지 등등.

하지만 이 경우는 직업이 바뀔 뿐이지 진정한 의미의 '은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은퇴 후 어떤 일을 함으로써 그 일의 수입과는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직업이라기보다는 '자아실현'에 가깝다. 그래서 수많은 FIRE족이 은퇴 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지내는 것은 수입을 위한 일이라기보다는 자아실현의 목적이 크다.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내가 퇴사를 하게 되면 그 이후에 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마냥 뒹굴거릴까? 공부를 할까? 책을 쓸까? 책을 읽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는 생각하는 시간을 오래 가졌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묻고 답하고 있다.

그런데 아마도 난 위에서 말한 모든 것을 할 것 같다. 뒹굴거리기도 하고, 공부를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쓰기도 모두 하고 있을 것이다. 투자 역시 계속해서 할 거고 내 건물을 업그레이드시키려고 꾸준하게 임장도 다니고 건축 공부도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이것들이 내가 하고 싶은 것 전부이다. 여느 다른 FIRE족처럼 은퇴 후에 거창한 책을 펴낸다든지, 강사가 된다든지, 세계여행을 다닌다든지 하는 건 없을 것 같다.

나는 딱히 자기 브랜딩에 특화된 사람이 아닐뿐더러 글솜씨도 그다지 좋지 않다. (그런데도 이 글을 쓰고 있는 건 독자들에게 대한 모독인가?) 불확실한 것이 많은 여행이라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더욱이 쇼핑을 하며 소비하는 여행에도 관심 없다.



그래서 내가 FIRE족이 된다면 상상해보는 하루의 일과


6:30 기상
~7:30 미라클 모닝 (감사일기, 명상하기)
~8:00 아침식사와 남편 출근시키기 (필요하다면 라이딩해주기)
~11:00 공부 (아마도 일본어와 한자)
~12:00 운동 (코로나19 이후로는 주로 홈트레이닝을 한다.)
~13:30 점심식사 (되도록 차려 먹겠다.)
~15:00 각종 집안일 (청소, 빨래, 설거지 등)
~18:00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아무거나 (독서, 임장, 투자 공부, 글쓰기, 뉴스 읽기, 카페에서 멍 때리기 등)
~19:30 저녁식사 후 남편 데리러 가기 (그렇다. 내 남편은 계속 일을 한다.)
~21:00 남편 저녁식사 차려주고 뒤처리
~22:30 휴식 또는 독서 또는 운동
~23:00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인터넷 하다가 잠들기

쓰고 보니 생각보다 하루가 짧아 보인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매일 3시간밖에 없다니. 일과표를 다시 짜 봐야 하나 고민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 들 일도 별로 없어 보인다. 이것은 실제로 내가 실험(?)해봤던 30일간의 휴가에서 확인한 것이기도 한데, 다음 글에서 나의 예비 FIRE족 테스트 기간에 썼던 영수증들에서 검증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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