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함께 해줘 고맙습니다.
1) 1월의 음반 - 쳇 베이커(Chet Baker) [My Favourite Songs: The Last Great Concert]
_ 문득 그의 목소리에서 지난 인생을 관조하며 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런 생각이 드니 더 이상 그의 목소리는 쓸쓸하지도 외롭지도 않게 들렸다.
2) 1월의 책 - 식스팩 (글 이재문)
_ [식스팩]은 성장 소설이다. 대부분 10대 성장 소설이 그렇듯 주된 내용은 '가족의 사랑'과 '친구와 우정'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 또한 그렇다. 우리가 잊고 사는 당연한 것들에 대한 감사를 담고 있다.
3) 1월의 추천 - 태화 고무장갑
_ 태화 고무장갑은 고무장갑계의 명품이다. 주부 9단이었던 엄마는 태화 고무장갑만을 애용했다. 착용감은 마치 에르메스 셔츠를 입었을 때 느낌이다. 당신의 손에 명품의 착용감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태화 고무장갑을 선택하라.
4) 1월의 음식 - 컵라면과 삶은 계란
_ 퇴근길, 신호등 앞에서 뜨끈한 라면 국물이 떠올랐다. 집에 가자마자 물을 데우고 컵라면을 하나 끓였다. 마침 삶은 달걀이 있어 하나 까서 넣었다. 가장 맛있게 먹은 1월 저녁 식사였다.
5) 1월의 사진 - 장덕
_ 1월 내가 가장 많이 본 사진이다. 특히 피아노 앞에 앉아 환하게 웃는 이 사진이 좋다. 바라보면 좋은 사진, 나도 누군가에게 바라보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6) 1월의 일상
_ 눈이 매우 안 좋아졌다. 며칠 눈이 불편하여 안과를 찾았다. 내 눈을 살피던 의사는 내게 정밀 검사를 제안했다. 검사가 진행됐고 결과에 대한 의사의 얘기를 들었다. 이 참에 지금 눈 상태에 맞는 안경도 새로 맞췄다. 새 안경은 지난 안경보다 렌즈가 두꺼워졌다. 두꺼워진 렌즈만큼 내가 보는 세상과 거리는 멀어지지 않길 바란다.
_ 1년간 계약을 하고 일을 다시 시작했다. 오랜만에 주 5일 규칙적인 삶을 살게 됐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 이면지에 오늘 날짜를 적고 해야 할 일을 써내려 간다. 일을 하며 하나씩 아침에 적은 것들을 지워간다. 그러면 어느새 퇴근 시간이 다가온다. 일을 하고 맞는 보람찬 저녁이 좋다.
_ 스타벅스와 플레이모빌의 콜라보는 1월 한 달, 매주 목요일마다 나의 발을 동동 구르게 했다.
2주 차 가구 셋트 실패에 살짝 열의가 꺽였고, 뒤늦게 안 1주 차 플레이트의 존재에 나의 전의는 상실 됐다. 결과적으로 퀘스트는 완료 못했지만 덕분에 나름 즐거웠던 1월의 목요일이었다.
_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거리두기 강화로 못했던 운동을 다시 나간 첫날, 보통의 일상을 누리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이진 새삼 깨닫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