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된 자백의 증거효력은? 영화 '모리타니안'을 본 후

by 정성엽 변호사

오늘은 영화 한 편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주의! 영화 줄거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9·11 테러로 아주 친한 친구를 잃은 군검찰과 9·11 테러의 용의자로 지목된 ‘슬라히’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의 이야기.


영화 '모리타니안'입니다.

이 영화는 액션영화처럼 박진감이 넘치지는 않지만 변호사로서의 제 신념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슬라히의 자백은 국가에 의하여 강요되었습니다.



모리타니안.jpg 출처: 영화 모리타니안 네이버 포토


국가는 911 테러의 용의자를 지목하여 처벌을 받게 하고, 국가의 위상을 높여 국민들의 아픔을 치유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911 테러의 용의자를 찾지 못했고, 911 테러의 용의자로 지목될 희생양으로 슬라히가 지목된 것이죠.


국가는, 즉 미국은 죄 없는 사람들을 수감하고 그들로부터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잔혹한 고문을 합니다.


강제 수면 박탈과 물고문은 물론이고, 불임 때문에 고통받는 점을 이용하여 강제 성교까지 동원합니다.


슬라히는 이 모든 고문을 견디지만 마지막에 슬라히의 어머니를 수용소에 수감해 강간하겠다는 협박에는 굴복하게 됩니다.


참고로, 우리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의 방법으로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09조).


이 부분에서 갑자기 윈스턴 처칠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나는 그 누구보다 정의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 정의가 우리 어머니를 공격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우리 어머니 편에 설 것이며 그 누구보다 비굴해질 것이다.’

슬라히의 자백에 수용소장은 햄버거를 선물로 줍니다.

슬라히는 굴복하는 표정으로 햄버거를 먹고는 수용소장이 나가자 햄버거를 뱉어내죠.


다시 변호인의 시점으로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슬라히의 변호인은 9·11 테러의 용의자를 변호한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언론의 지탄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 앞에서 주저함이 없습니다.


분명 그는 자신의 변호인으로서 삶의 많은 부분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졌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끝까지 변호를 중단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슬라히의 결백을 증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슬라히와 변호인이 두려움에 맞서는 방식을 조용하게 서술합니다.

아직도 변호인의 한 마디가 머리에 맴돌고 있습니다.

"당신을 혼자 두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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