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셨나요?
‘가스라이팅’이란 심리적 조작을 통해 상대방의 자주성을 무너뜨려 현실감과 판단력까지 잃게 만드는 정신적 학대의 한 유형입니다.
가스라이팅은 동명의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표현으로 하나의 단어로 명확히 정의 내리기는 어렵지만 ‘세뇌’나 ‘조종’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가족, 배우자, 친구, 직장동료 등 가까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영화에서도 범죄자인 남편이 범행을 의심하는 아내를 반복적으로 세뇌하여 무력하게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도 배우자에 의한 세뇌나 억압은 적지 않게 일어납니다.
이와 같은 정신적 학대로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재판상 이혼사유
이혼의사가 일치하지 않아 재판상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 이혼사유를 충족하여야 합니다.
민법 제840조에는 재판상 이혼사유 6가지가 규정되어 있는데 배우자의 부정행위, 가정폭력 등이 대표적인 이혼사유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신체적 폭력이 없더라도 정신적 학대를 당했음을 이유로 이혼을 원하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가스라이팅과 같은 정신적 학대는 민법 제840조 3호의 배우자의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심히 부당한 대우를 입증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상대방이 보낸 메시지나 통화녹음(대화자 당사자 간 동의 없는 통화녹음도 증거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등이 대표적이고, 거듭된 학대로 인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게 된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단서나 소견서를 제출하기도 합니다.
가스라이팅의 가장 큰 문제는 피해자가 자각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립시킨 후, 자존감을 파괴하는 언행이나 대우를 반복하는 방법을 통해 피해자를 무력화시킵니다.
피해자는 상대방의 부당한 대우에 분노하기보다 본인이 잘못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결혼생활에 체념하게 됩니다.
따라서 결혼생활 이후 우울이나 불안에 시달리는 경우라면, 주변에 도움을 청하거나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부부관계를 점검받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을 일삼는 배우자는 피해자를 지배하고 고립시키려는 경향이 있어 배우자가 타인과 나누는 통화나 메시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거나 심지어 차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외출을 극도로 통제하여 감금 생활이나 다름없는 결혼 생활을 하는 경우를 보기도 했습니다. 부부로서 공동의 생활에 충실할 것을 요구할 수는 있으나 사례와 같은 경우라면 민법 제840조 6호의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이 ‘배우자가 바람을 핀 것도 아니고.. 내가 맞았던 것도 아닌데..’라며 체념하고 계셨던 분들이 결혼생활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이혼이 정답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각자가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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